세 번째 ‘크리스마스 까페’가 주의 은혜가운데 마쳤습니다. 그 동안 행사 준비에 수고한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많은 분 들이 참여해 주셔서 행사는 더욱 빛이 났고 계획한 대로 큰 액수는 아니었지만 그 자리에서 복음을 위해 헌금한 금액을 전액 지역 복음 신문사인 ‘크리스찬 파워’에 전달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행사를 잘 마치고도 아쉬움이 자꾸 내 마음을 편치 않게 했습니다. 왜 그럴까 ? 고민을 해 보았는데 새벽에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깨닫게 하시는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취지도 좋고, 행사를 잘 준비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주님의 오심을 나누고 전하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넌 뭐냐? 내 의를 드러내고, 주님의 낮아지심으로 이 땅에 오심처럼 그렇게 우리도 살자고 해놓고, 너는 왜 남들 앞에 이 행사가 자신의 의인 마냥 행동했느냐?’ 하는 물음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들을 때,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요.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생뚱맞은 제 이야기에 의문이 생기실 것입니다.

사건은 이렇습니다. 모든 행사가 은혜롭게 마쳐가고 헌금을 드린 후 전달하는 전달식에서 저는 그만 나도 모른 체 기자들 앞에서 사진을 찍고 말았습니다. 물론 기자분들이야 보도 자료를 만들고, 다른 곳에서도 이런 일들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동기를 주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고 해도 나의 마음은 그곳에 있지 않은 듯 했나봅니다. 약간의 오만과 자랑이 한 껏 드러난 자리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한 집사님이 제게 물은 질문이 자꾸 귓가에 맴돕니다. ‘목사님, 왜 모세가 좋은 일, 어려운 일 시컨 해 놓고 가나안 땅에 못 들어 갔어요?’ ‘하나님은 참 이상하시지요? 므리바 사건이 뭐 그리 큰 사건이라고 그 동안 수고한 모세를 봐주시지도 않고 벌하실까요?’라고 말입니다. 그때는 차근 차근 설명을 잘 해 드렸습니다만 지금 제 꼴이 꼭 그 짝 같아 마음이 씁쓸하고 부끄러워 옵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그냥 반석에 명하여 물을 내라고 하셨는데 그럼 ‘내가(하나님) 그 일을 행하리라’하셨는데 모세는 이스라엘을 향해 내가 너희에게 언제까지 참겠느냐 ? 내가 이 반석에서 물을 내랴?’라고 말하며 반석을 두드리기 까지 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향한 불순종의 차원을 넘어 그간 자신이 이스라엘을 위해 한 일에 대한 자랑과 교만의 외침이었던 것입니다.

‘모세가 충분히 그럴 위치가 되었지 않았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실은 모세가 능력 있어 이스라엘을 인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모세를 사용하셨기에 가능했던 것을 그 순간 잊고 있었는 듯합니다.

저도 분위기 때문에, 자리 때문에 제가 들어 나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기 앞서 나 스스로를 내려다 봐야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대하며 전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내가 뭐 큰 일을 해내는 마냥 사람들 앞에 사진을 찍는 꼴이라니… 그 동안 연말만 되면 잠잠하던 사람들이 약간의 구제를 펼치고 생색내듯 신문지상을 오르내린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 했는데 남의 일, 남의 말 할 것이 못 된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이 글을 통해 혹여 그 자리에서 저의 모습을 통해 마음 상하셨을 분들을 향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주께서 주신 말씀대로 ‘내 오른 손이 한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세기겠습니다.
우리 은혜장로교회가 감당하는 일이 크건 작건 간에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에 만 견고히 세워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고, 우리 교회가 그런 일에 앞 장설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2007년을 한 주 남겨놓고 귀한 깨달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우리의 교만과 자랑 때문에 하나님의 역사를 주도해가는 일에 마침이 없도록 함께 노력하며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