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장악력이 약해지면서 중동산 원유 수송량이 전쟁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란산 원유 수출은 미국의 해상 봉쇄로 제약을 받고 있어, 향후 이란의 대응을 둘러싼 긴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현지시간 미 해군과 걸프 지역 석유업체들이 이란의 공격을 회피하거나 대응하는 능력을 높이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운항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유 데이터 추적업체들에 따르면 이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출은 호르무즈 해협과 대체 경로를 합쳐 하루 약 1300만 배럴 수준까지 늘었다.
케이플러(Kpler)는 지난주 기준 호르무즈 해협과 우회 경로를 통한 원유 수송량이 전쟁 전 중동 지역 수송량의 80%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집계했다. 로이터도 9월 주요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출량을 하루 약 1280만 배럴로 파악했다.
중동 원유 수출 전쟁 이후 최고 수준 근접
중동산 원유 수출은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
중국계 선박 추적업체 화시(Huax)에 따르면 중동 지역은 전쟁 전인 2월 하루 약 19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수송량이 급감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기존 항로뿐 아니라 우회 파이프라인과 선박 간 환적 등 대체 운송수단도 활용하고 있다. 최근 호르무즈를 통한 원유 수송 자체도 전쟁 초기보다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을 제한해 세계 에너지 시장에 압박을 가하려 했던 이란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WSJ은 분석했다.
이란산 원유는 봉쇄에 막혀...비축 물량도 감소
반면 이란의 원유 수출은 미국이 지난 7월 해상 봉쇄를 재개한 이후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케이플러와 복수의 선박 추적업체에 따르면 미국의 봉쇄 재개 이후 이란산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중국 등 주요 수입국으로 운송되는 흐름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란이 육로를 이용해 트럭으로 운송할 수 있는 원유는 하루 최대 약 4만 배럴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쟁 전 하루 약 200만 배럴에 달했던 이란 원유 수출량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다.
미국 봉쇄망 밖 선박에 실려 있는 이란산 원유 재고도 감소하고 있다. 이달 초 약 2900만 배럴 수준이던 물량은 현재 1500만 배럴가량으로 줄었으며, 케이플러는 상당수가 중국으로 향하고 있어 내달 초에서 중순 사이 재고가 소진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협상 지렛대 약화 속 군사적 긴장 가능성 주시
중동 원유 수송이 회복되고 이란산 원유 수출이 제한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던 이란의 전략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은 이 같은 상황이 이란으로 하여금 미국의 보복 위험을 감수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다시 높일 유인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실제 공격 재개 여부는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은 전망이다.
걸프 지역 석유업체들도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선박 공격 사례가 이어졌지만, 동시에 원유 운송량 자체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공급망 상황은 엇갈린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이란이 제시한 휴전안을 거부했다. 해당 제안에는 일정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중단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량은 전쟁 전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중동 산유국의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이란의 해협 통제력이 향후 미국과의 협상 및 역내 군사 긴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