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복싱 챔피언이자 전 필리핀 상원의원인 매니 파퀴아오가 국가빈곤퇴치위원회(NAPC) 사무총장 겸 수석조정관으로 공직에 복귀했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가난과 소외를 직접 경험한 파퀴아오가 자신의 신앙과 섬김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빈곤층을 위한 공적 책임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8일 말라카냥궁에서 전 상원의원이자 복싱 스타인 매니 파퀴아오의 취임 선서를 직접 주관했다. 파퀴아오는 2023년 1월부터 NAPC 사무총장 겸 수석조정관을 맡아온 로페 B. 산토스 3세의 후임으로 취임했다.
NAPC는 필리핀 정부의 사회개혁 및 빈곤퇴치를 위한 조정·자문기구로서 정부의 사회개혁 의제를 조정하고 빈곤퇴치 정책을 강화하며, 기초 계층이 정부의 거버넌스와 개발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사회개혁 및 빈곤퇴치법'에 따라 국가빈곤퇴치 행동계획을 수립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필리핀 대통령실은 파퀴아오의 임명 배경으로 그가 직접 경험한 가난과 소외된 사람들을 도왔던 이력을 언급했다.
파퀴아오는 "나는 가난에서 왔다. 거리에서 골판지 위에서 잠을 자고, 물만 마시며 먹을 것이 없었던 때가 있었다. 가족을 돕기 위해 동전을 모으기도 했다"며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로이터 역시 파퀴아오가 과거 거리에서 생활하며 한 경기당 약 2달러를 벌었다고 전했다.
그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상원의원을 지냈으며, 2022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2025년 상원의원 선거에 다시 도전했으나 당선되지 못했다. 이번 임명으로 약 4년 만에 정부에 복귀하게 됐다.
파퀴아오의 공직 복귀는 그의 최근 기독교 사역과도 맞물려 주목된다. 그는 지난 7월 27일부터 31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26 어라이즈 아시아'(Arise Asia 2026) 대회에서 약 4,000명의 기독교 지도자와 참가자들에게 복음 전파와 제자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50여 개국에서 모인 참가자들을 향해 매년 복음을 전하고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라고 권면했다.
당시 파퀴아오는 "과거 술과 도박 등으로 방황하다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변화됐다"며 "하나님께서 내 마음을 변화시키고 확신을 주셨으며,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님과 구주로 받아들이고 순종했다"고 간증했다. 이어 "신앙을 말로만 고백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적인 삶으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당시 참석자들에게 "우리의 일상에서 목표를 세워야 한다"며 "한 해 동안 몇 명의 사람을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하라"고 권면했다. 이어 "올해 두 명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다음 해에는 다섯 명으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복음 전도자로서 섬김과 전도를 강조해온 파퀴아오가 이제는 정부의 빈곤퇴치 정책을 책임지는 위치에 서게 됐다.
필리핀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파퀴아오가 이끌게 될 NAPC는 사회·경제·환경·거버넌스 등 빈곤의 다양한 측면을 포괄하는 방식으로 빈곤퇴치 정책을 추진한다. 따라서 그의 개인적인 가난의 경험과 사회적 약자를 향한 관심이 실제 정책과 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독교계에서는 이번 공직 복귀가 파퀴아오에게 신앙을 공적 영역에서 실천할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앞서 2026 어라이즈 아시아에서도 파퀴아오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이 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섬김을 통해 드러나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명성과 성공이 아니라 겸손과 사랑, 이웃을 돕는 삶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