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개월간 아내와 둘이 예배, 한 사람씩 찾아오며 여성도·남편·가정까지 회복
“내가 하려던 것 내려놓으니 하나님이 사람 보내셔” 예배처 확장도 준비
창립 2년 6개월을 맞은 뉴욕 더라이프장로교회(담임 유태웅 목사)가 새로운 예배처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개척 초기 5개월 넘게 주일예배 참석자가 유 목사와 아내 단둘뿐이었던 교회였지만 이후 한 사람이 찾아오고 또 한 사람이 더해졌다. 신앙과 가정의 어려움을 안고 온 여성도들이 먼저 예배 안에서 회복되기 시작했고, 오랫동안 교회를 떠났거나 주일을 지키지 못했던 남편들도 하나둘 예배 자리로 돌아왔다. 첫돌 당시 10명의 성도를 놓고 기도했던 공동체는 이제 현재 공간이 비좁아 새로운 예배처를 찾아야 할 단계까지 왔다.
더라이프장로교회의 지난 2년 6개월은 단순히 성도 수가 늘어난 과정이라기보다 ‘하나님을 실제로 만나는 예배자 한 사람’을 세워 온 시간에 가깝다. 사람을 모으기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성장 전략보다 먼저 예배를 회복하고, 하나님이 보내주신 한 영혼에게 집중하는 것이 교회의 방향이 됐다. 유 목사는 “우리가 오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오지 않았고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한 사람씩 찾아왔다”며 “내가 하려던 것을 내려놓으니 하나님이 사람을 보내셨고, 지금 돌아보면 이 교회는 하나님이 하셨다는 것이 가장 정확한 대답”이라고 말했다.
20여 년 찬양사역 지나 붙든 ‘지성소 예배’
유 목사는 뉴욕에서 20여 년 동안 찬양과 문화사역으로 한인교회들을 섬겨왔다. 라이프라인미션과 YP3 등을 통해 찬양집회와 문화사역을 펼쳤고, 오케스트라와 찬양팀, 드라마팀 등을 함께 운영할 당시에는 전체 참여 인원이 70~80명을 넘기도 했다. 찬양사역에만 머문 것은 아니었다. 교회가 선교의 기반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여러 교회에서 청빙을 받거나 부서를 맡으며 목회 현장에도 계속 들어갔다.
그러나 사역이 자리를 잡고 새로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할 즈음 뜻하지 않게 다시 사역을 내려놓아야 하는 일이 반복됐다. 유 목사는 비슷한 경험을 네 차례 겪었다고 했다. 당시에는 왜 같은 일이 반복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고, 결국 교회 목회를 포기하고 마지막에는 찬양과 선교사역에만 집중하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경험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목회의 계획과 힘을 내려놓는 훈련으로 해석되기 시작했다.
유 목사는 “교회를 맡게 되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 많은 생각들을 했었다”며 “여러 과정을 지나면서 내 것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크든 작든 하나님이 맡기신 것에 얼마나 충성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힘으로 사람을 모으고 사역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빠진 자리에 ‘한 사람의 예배’를 바라보는 목회가 들어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더욱 분명하게 붙든 것이 ‘지성소 예배’였다. 오랫동안 찬양을 인도해 온 유 목사에게 찬양은 단순히 좋은 음악을 들려주거나 예배 분위기를 만드는 수단이 아니었다. 예배자 한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열고 하나님 앞으로 깊이 들어가도록 돕는 통로였다. 여러 교회와 집회에서 지성소 예배를 인도하며 타주와 해외로 사역을 넓혀갔지만, 정작 유 목사 자신이 그 의미를 가장 깊이 경험한 것은 많은 사람이 모인 집회가 아니라 아내와 단둘이 예배했던 작은 공간에서였다.
현재 더라이프장로교회가 예배하는 곳은 유 목사 부부가 거주하는 집의 지하다. 처음에는 유 목사가 가장 피하고 싶었던 형태의 예배 장소였다. 집에서 예배하는 것도 부담스러웠지만 특히 지하에서 교회를 시작하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지성소 예배를 말하면서 자신이 정작 장소를 따지고 있다는 사실을 돌아보게 됐다. 유 목사는 “지성소 예배자로서 어느 곳에서든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당연한데 집이라는 이유로 회피하려 했다”며 “하면 할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는 한 사람의 예배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곳은 처음부터 교회로 마련된 공간도 아니었다.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던 장비를 옮길 장소가 필요해 찾게 된 집이었고, 지하에서는 한동안 주변 직장인들이 모이는 신우예배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이 직접 비용을 들여 공간을 꾸몄고 자연스럽게 예배와 교제의 장소가 됐다. 이후 이전 교회 사역을 마친 유 목사 부부는 다른 곳을 찾기보다 이 지하에서 둘이 주일예배를 시작했다.
그러나 교회를 시작했다고 사람이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약 5개월 동안 매주 예배를 드린 사람은 유 목사와 아내뿐이었다. 그렇다고 예배를 간단히 드리지 않았다. 수백 명 앞에서 설교하듯 한 주간 말씀을 준비했고, 찬양과 기도, 말씀을 드린 뒤 둘이 식사하면서 받은 은혜를 나눴다. 유 목사는 “사람이 아무도 보지 않고 우리 두 부부밖에 없는데도 정말 행복하게 예배할 수 있는가를 경험했다”며 “둘이서도 하나님 앞에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실제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회들을 다니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를 많이 말했지만 아무도 없을 때 아내와 5개월 동안 드렸던 예배를 통해 그것을 내 삶으로 알게 됐다”며 “하나님이 먼저 나를 예배자로 세우셨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20여 년 동안 많은 사람 앞에서 찬양을 인도했던 사역자가 아무도 없는 자리에서 오히려 자신이 먼저 예배자로 다시 세워진 셈이다.
둘에서 시작된 예배, 한 사람씩 세워진 공동체
변화는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다른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있던 한 여성도가 지인의 소개로 예배에 참석했다. 유 목사는 사람이 거의 없는 모습을 보고 한 번 예배한 뒤 돌아갈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성도는 첫날 예배를 드린 뒤 계속 교회에 나오기로 했다. 둘이 드리던 예배가 세 사람의 예배가 됐다.
이어 스토니브룩에서 공부하던 바이올리니스트 청년이 찾아왔다. 당시 차량이 없었던 그는 기차를 타고 한 시간이 훨씬 넘는 거리를 오가며 주일마다 예배에 참석했다. 기타를 연주하는 유 목사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청년이 함께 찬양하면서 네 사람이 드리는 예배는 한층 풍성해졌다. 이 청년은 이후 약 2년 동안 먼 거리를 오가며 꾸준히 교회를 섬겼다. 유 목사는 한 사람, 또 한 사람이 더해지는 과정을 보면서 “전도든 예배든 결국 내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됐다고 했다.
전도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 무엇을 나눠주고 교회에 오라고 권하는 방식보다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교회를 다니다 상처받은 적은 없는지, 현재 신앙생활은 어떤지, 가정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 과정에서 신앙을 포기하다시피 했거나 부부 사이에서 깊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사람들이 연결되기 시작했다. 유 목사는 “무엇을 강요하기보다 내 삶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을 나누기 시작했다”며 “그렇게 관계전도의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특히 먼저 찾아온 이들은 남편과의 관계나 가정 문제로 힘들어하던 여성도들이었다. 남편의 음주 문제나 오랜 신앙 단절 등으로 지쳐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유 목사는 이들에게 남편을 먼저 교회로 데려오거나 바꾸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예배의 자리에 나온 본인이 먼저 회복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남편이 먼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나온 집사님과 권사님이 먼저 중요하다고 했다”며 “본인이 회복되지 않으면 남편에게 아무리 좋은 것을 가져다줘도 변화가 쉽지 않으니 먼저 하나님 앞에서 회복되자고 했다”고 말했다.
여성도들은 약 6~7개월 동안 예배와 기도에 집중했고, 매주 토요일에는 여성 중보기도모임도 이어졌다. 다섯 명 안팎이 모여 서로의 삶과 가정의 문제를 깊이 나누고 기도하는데 때로는 5시간가량 계속되기도 했다. 유 목사는 목회자가 모든 문제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사모를 중심으로 여성도들이 서로를 위해 기도하도록 했고, 이 시간이 가정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여성도들이 변하면서 남편들에게도 변화가 나타났다. 한 가정의 남편은 직업 특성상 주일에도 일을 해야 해 미국생활 25년 동안 제대로 주일을 지키지 못했다. 아내가 먼저 예배 안에서 회복된 뒤 그 역시 교회 수련회에 참석하고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결국 예배를 위해 오랫동안 해온 일을 정리하고 주일예배뿐 아니라 수요성경공부와 금요예배에도 꾸준히 참여하기 시작했다. 약 10년 동안 교회에 발을 들이지 않았던 또 다른 남편도 다시 예배 자리로 돌아와 기타를 배우며 교회를 섬기고 있다. 교회는 다녔지만 신앙의 확신 없이 출석만 이어가던 이가 말씀과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변화된 경우도 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다시 예배 자리로 돌아온 남편은 7명가량이었다. 유 목사는 숫자보다 그 변화가 한 가정 전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더 중요하게 봤다. 장성한 자녀들이 부모의 달라진 모습을 보며 기뻐했고, 오랫동안 교회를 떠났던 부모가 갑자기 예배에 나오기 시작하자 타주에 있던 자녀가 직접 교회를 찾아온 경우도 있었다. 유 목사는 “교회의 가정들이 회복된다는 것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은혜였다”며 “부부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큰 자녀들이 엄마와 아빠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함께 기뻐하는 것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 사람의 회복에 집중하는 목회 방향은 더라이프장로교회의 주일 풍경에서도 드러난다. 예배는 오전 11시30분에 시작하지만 성도들은 대부분 11시께부터 모인다. 예배가 오후 1시께 끝난 뒤에도 대부분 돌아가지 않고 함께 식사한 뒤 말씀과 삶을 나눈다. 식사 후 큐티 나눔까지 마치면 오후 3시30분가량 된다. 유 목사는 이를 ‘예배, 식사 나눔, 말씀 친교’의 흐름으로 보고 있다. 주일 하루만큼은 다른 일보다 하나님과 공동체에 온전히 집중하자는 것이다.
말씀을 가까이하는 흐름도 자연스럽게 교회 전체로 번지고 있다. 유 목사의 아내가 먼저 성경 통독을 시작했고 여성 중보기도팀이 함께 참여하자 남편들도 관심을 갖고 따라오기 시작했다. 이미 일독을 마친 성도들이 나왔고 여러 명이 통독을 이어가고 있다. 유 목사는 “말씀만이 살 길이라고 말하면서 말씀을 읽지 않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적어도 성경을 한 번 통독한 뒤 질문하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현재는 다음세대 사역을 서둘러 넓히기보다 먼저 장년 성도들이 말씀 위에 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부모가 성경적인 기초 위에 서야 자녀들에게도 믿음을 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성도들이 직분을 맡기 전에는 정해진 성경공부 과정 가운데 핵심 세 과목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으며 첫 과정에는 8명이 참여했다.
이 모든 흐름의 중심에는 여전히 ‘지성소 예배’가 있다. 더라이프장로교회의 예배 순서는 찬양과 기도, 말씀을 중심으로 비교적 단순하지만 유 목사는 예배자가 찬양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열고 하나님께 집중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한 시간이나 한 시간 반 동안 의무적으로 예배 순서에 참여하는 것과 하나님께 몰입해 실제로 그분을 만나는 것은 다르다”며 “지성소 예배는 예배자로서 하나님과의 만남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척을 기간 동안 유 목사의 목회 방식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담임목회를 맡으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전도하며 교회를 성장시킬 것인지 많은 계획을 세웠지만 지금은 하나님이 보내주신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을 우선한다. 유 목사는 “저의 경우 개척을 하면서 전도나 목회가 나의 생각이나 계획대로만 되지 않는 것을 경험했다”며 “다만 하나님이 보내주시면 맡겨진 영혼에게 집중하겠다는 마음으로 목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배처 확장을 넘어 선교 소망 함께 품어
처음 부부 둘이 드렸던 예배는 이제 더 넓은 장소를 필요로 하는 공동체로 자랐다. 시작 당시 부부 2명이던 교회는 5개월이 지나자 네댓 명이 됐고 첫돌 무렵 10명이 됐다. 둘째 해에는 20명을 놓고 기도했고 남편들이 회복되면서 그렇게 기도했던 바가 채워졌다. 이제는 목회자뿐 아니라 성도들도 현재 공간이 비좁다는 데 공감하며 인근에서 새로운 예배처를 찾고 있다. 현재도 아내를 통해 신앙을 회복하고 있는 남편들이 적지 않아 조만간 지금의 예배 공간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유 목사가 바라보는 다음 단계는 단순히 더 큰 예배당을 갖는 데 있지 않다. 그는 “교회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했다. 교회가 더욱 든든히 서고 같은 마음을 가진 후임자가 준비된다면 언젠가는 교회를 맡기고 자신은 다시 지성소 예배와 선교사역에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성도들이 함께 머물며 예배하고 선교를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기도하고 있다.

특히 현재 공동체 안에는 삶의 마지막 시간을 선교에 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성도들이 적지 않다. 유 목사는 언젠가 이들과 함께 머물며 예배하고 섬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면, 그곳에서 또 하나의 선교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교회 성장이 더 큰 조직을 만드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회복된 성도들이 다시 누군가를 섬기는 자리로 나아가는 과정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유 목사는 “아무도 없을 때 아내와 드렸던 예배를 통해 하나님이 나를 먼저 예배자로 세우셨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성소 예배를 통해 사람들이 어디에서 오든 하나님을 만나 회복되고, 다시 자신의 삶과 사명의 자리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찬양사역으로 시작해 여러 교회를 섬기고, 반복된 내려놓음 끝에 다시 두 사람의 예배로 돌아왔던 유 목사의 사역은 이제 한 사람과 한 가정을 회복시키는 목회로 이어지고 있다. 더라이프장로교회가 준비하는 새로운 예배처 역시 그 여정의 종착점이라기보다, 그렇게 회복된 예배자들이 다시 세상과 선교 현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다음 과정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