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 플랫폼(Meta Platforms)이 자사 플랫폼을 아동에게 중독성 있게 설계했다는 미국 여러 주(州)의 소송과 관련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합의금을 지급하고 핵심 기능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크리스천 데일리 인터내셔널(Christian Daily International)이 2026년 8월 26일 전한 바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8월 26일(현지시간) 발표됐으며 로이터(Reuters),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등이 함께 보도했다. 소셜미디어 기업이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를 부추겼다는 의혹을 둘러싼 가장 주목받던 법적 다툼 중 하나가 마무리된 셈이다. 다만 메타는 합의 과정에서 자사의 잘못을 인정하지는 않았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로이터는 29개 주의 소송과 관련해 최대 166억8000만 달러의 지급 규모를 보도하면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 데이터 유출 사건과 연관된 사생활 침해 소송 해결을 위한 별도의 4억5930만 달러도 언급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47개 주와 워싱턴 D.C., 미국령을 포함해 최대 171억 달러 규모라고 전하며, 초기 지급액은 약 120억 달러이고 나머지 50억 달러는 경쟁 플랫폼인 스냅(Snap), 틱톡(TikTok), 유튜브(YouTube)도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고 보도했다.

◇ 아동 이용을 겨냥한 제품 개편

이번 사건의 핵심에는 아이들이 수면과 정신건강을 희생하면서까지 몇 시간씩 화면을 스크롤하고 몰입하도록 만든 제품 기능들이 있었다고 각 주(州) 측 변호인들은 주장했다.

합의에 따라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청소년의 일일 이용 시간에 제한을 두고 심야 시간대 접속을 제한하기로 했다. 학교 수업 시간과 늦은 밤에는 알림이 무음 처리되며, 끝없는 스크롤을 유도하는 기능도 중간에 차단하기로 했다.

또한 메타는 뷰티 필터, 게시물의 '좋아요' 수 노출 등 연구자들이 젊은 이용자들의 부정적 자기비교와 연관 지어온 도구들을 제한하기로 했다. 아울러 더 강력한 연령 확인 시스템과 확대된 부모 관리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필 와이저(Phil Weiser) 콜로라도주 법무장관은 뉴욕타임스에 전한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야간 알림을 줄이고 플랫폼 사용을 잠시 멈추도록 유도하며 유해 기능을 제한함으로써 아동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합의가 법원이 명령했을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C.J. 마호니(C.J. Mahoney) 메타 최고법무책임자는 회사 블로그 게시글에서 메타가 청소년에게 "안전하고 생산적인 경험"을 제공하길 원한다고 밝히며, 청소년이 여러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만큼 업계 전반의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경쟁사들도 유사한 기준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 남아 있는 광범위한 법적 부담

이번 합의로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진행되던 연방 재판이 중단됐다. 이 재판에서 4개 주는 약 2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 벌금을 청구한 바 있다. 또한 테네시주 법무장관이 제기한 내슈빌 재판도 함께 종료됐다.

그러나 메타는 여전히 학군, 개별 가정, 추가적인 주들이 제기한 수천 건의 유사 소송에 직면해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향후 몇 달 안에 재판을 앞두고 있다. 스냅, 유튜브 모기업 알파벳(Alphabet),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 역시 미성년자의 강박적 사용을 조장하도록 플랫폼을 설계했다는 관련 소송에서 피고로 남아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초 뉴멕시코주에서는 배심원단과 판사가 각각 메타가 플랫폼 안전성에 대해 소비자를 오도하고 공적 폐해를 초래했다고 판단해 총 9억4000만 달러 이상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로스앤젤레스 배심원단이 메타와 구글(Google)이 한 젊은 원고의 우울과 불안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600만 달러 배상을 명령했다. 메타는 이 판결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밖에서도 각국 정부가 아동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에 나서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이용을 금지했으며, 덴마크, 프랑스, 독일 등 여러 나라도 유사한 조치를 도입했거나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