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생명 수호 단체 연합이 내년부터 의무 건강보험을 통해 낙태 비용을 전액 지원하기로 한 의회의 결정에 반대하는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고 스위스 복음주의 뉴스 사이트 라이브넷(Livenet.ch)이 보도했다.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이번 법률 개정안은 낙태 시술에 대한 기존 본인부담금을 폐지하고 임신 기간 전체에 걸쳐 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회는 이번 법안을 보다 광범위한 의료비 절감 개혁안의 일환으로 승인했다.

'뒷문을 통한 무료 낙태는 안 된다!'라는 제목의 이번 청원은 '생명을 위한 행진'(Marsch fürs Läbe)이 EDU 스위스(EDU Switzerland), HLI 스위스(HLI Switzerland), 청소년 및 가족 실무그룹과 함께 주도하고 있다.

'생명을 위한 행진' 측은 "모든 보험료 납부자에게 부담을 지우면서 새로운 의무적 혜택을 도입하는 것은 비용 절감을 논하는 것과 모순된다"며 "추가적인 서비스는 비용 증가로 이어지며, 특히 가족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법 개정으로 모든 스위스 보험 가입자가 자신의 윤리적·종교적 신념과 관계없이 낙태 비용을 공동 부담하게 된다"며 "이는 스위스 연방헌법 제15조가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와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라이브넷에 따르면 주최 측은 임신 12주 이내에 시행되는 낙태의 97%가 심리사회적 이유에 따른 것이라는 통계를 인용하며 "낙태가 여성의 건강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의료서비스의 효과성·적절성·비용 효율성이라는 기준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유산이나 완화적 출산, 또는 산모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낙태가 유일한 방법인 경우까지 보험 적용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다만 모든 주민이 의무적으로 납부하는 건강보험 제도를 통해 선택적 낙태 시술에 대한 전면적인 공적 지원을 제공하는 데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생명을 위한 행진' 회장 베아트리스 갈은 이번 청원을 연대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그는 "연대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것을 의미하며, 개인의 결정을 전체 보험 가입자에게 일괄적으로 전가하는 것은 아니"라며 "이번 청원을 통해 가족들의 부담을 덜고 연대의 원칙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단체는 대신 어려운 임신을 겪는 여성들을 위한 상담과 지원 서비스 확대와 낙태로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적·심리적 결과에 대한 정보 접근성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제16회 생명 행진은 '함께 생명을 위해'를 주제로 오는 9월 19일 스위스 취리히-외를리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