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하자 4세기의 교회는 급성장하였다. 그때 교회는 몰려온 성도의 양육을 위해 사순절을 경건과 성숙의 훈련 기간으로 정했다. 그런데 중세교회가 사순절에 금식과 금욕을 강조하면서 왜곡되기 시작했다. 중세교회가 사순절 금욕과 고행을 강조하려고 인간의 공로를 강조하였는데 중세교회의 부패와 신학의 미숙함을 드러냈다.

주님 고난을 묵상하도록 사순절을 설계했지만, 주님보다는 사람의 행위에 집중했다. 성도들은 사순절을 미신적으로 지키는 경향이 생겼고, 로마교회는 사순절 금욕을 성도의 통제와 교권 강화 수단으로 활용했다. 교회가 수많은 규율을 정하여 금욕을 강요했다. 사순절 금육 규정에 신학적 논리가 빈약하고 성도들의 동의를 받지 못해서 기상천외한 파행이 속출했다.

사순절 금육 관련 파행이 많았다. 수도사들조차도 교회 금육 규정을 지키지 못했다. 육고기는 금지되고 생선이 허용되자 일부 수도사들은 사슴, 닭, 소고기 등을 수도원 우물에 던져 넣었다. 그들은 물 밑에 있는 것들을 모두 ‘어류’로 분류하는 것을 악용해서 각종 동물 고기를 우물에 던진 후 물 밑에서 건진 ‘어류’라며 먹었다고 한다. 실소가 절로 나온다.

사순절 금식 규정 때문에 새로운 음식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독일의 ‘만두’라는 마울타쉔(Maultaschen)이라는 음식의 출생 비화가 흥미롭다. 마울타쉔은 독일 마울브론에 있는 치스터치엔저 수도원 수도사들이 만든 음식이다. 이는 고기를 잘게 다져 시금치와 다른 채소와 함께 버무려 얇은 밀가루 피에 싸서 먹는 음식이다. 중세 수도원에서 사순절에 고기를 먹기위해 개발된 눈속임용 음식이었다. 이렇게 발달된 마울타쉔은 현재 독일의 국민 음식이 되었다.

또 어느 수도원에서는 새끼 돼지를 구워서 십자가에 매단 뒤 “나는 너를 잉어로 명명하노라.”라고 축성을 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있다. 이 역시 사순절 기간에 육류를 먹지 못한 수도사들의 속임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늘 이런 속임수가 통했던 것은 아니다. 바로크 시대의 한 수도원에는 ‘사순절 기간 육류를 (생선이라 여기고) 먹기 위해서 새끼 돼지를 수도원 우물에 던지는 행위를 금한다’라는 내용을 담은 문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런 수도원 수도사의 파행은 중세교회 사순절 제도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사순절이 성도들에게 경건을 쌓는 기회를 제공하기보다는 오히려 양심과 교회법을 어기는 시기로 변질되어 버렸다. 주님을 닮으려고 사순절에 예수님의 삶, 고난 십자가를 묵상케 했는데 오히려 주님과 멀어지게 만들었다.

카니발의 발전은 금욕 사순절의 또 다른 역기능적 부산물이다. 카니발은 사순절 이전 축제다. 사순절 동안의 단식, 금육 등의 절제 생활을 앞두고 그 이전에 먹고 마시며 즐겁게 논다는 의미로 시작됐다. 그러나 카니발은 곧 광란과 타락의 계절로 변질되었다. 금욕을 통해 거룩해지는 것보다 더 타락하는 사순절이 되어 버린 것이다.

성도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 도입된 사순절 금욕은 부작용이 많았다. 애초에 사순절은 경건 훈련 기간이었다. 그런데 타락한 중세교회가 사순절을 악용했다. 그래서 사순절이 성도들에게는 큰 짐이 되었고 성직자와 교황청에게는 교권 확장과 부가적 징수의 수단이 되고 말았다. 부패한 중세교회 환경에서 사순절은 점점 타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