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하리아나주 티톨리 마을에서 힌두 극단주의 폭도가 기독교인 부부 두 쌍과 변호사를 수 시간 동안 폭행하고 인질로 잡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강제 개종 혐의로 고발당했으며, 성경을 불태우도록 강요받았다.

사건은 11월 7일 오전 10시 30분경 시작됐다. 예호바 다스(Jehovah Das·65) 목사 부부와 비노드 마시흐(Vinod Masih·42) 부부는 함께 마을의 한 기독교 가정을 방문해 두 번째 아이의 탄생을 기도하고 축복했다. 그러나 힌두 개혁운동 단체 '아리아 사마지' 회원들이 이를 알게 되면서 약 50명의 군중을 모아 집에 난입했고, 이후 그 인원은 80명까지 불어났다.

군중은 기독교인들을 뺨과 주먹, 팔꿈치, 발로 폭행하며 인질로 잡았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차량을 수색해 성경과 전단지를 꺼내 땅에 쌓아 놓고, 다스 목사에게 그것들에 불을 지르도록 강요했다. 현장은 영상으로 촬영돼 즉시 온라인에 퍼졌고, 경찰에는 32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피해자들은 강제로 사과문을 작성하고 "다시는 마을에 돌아오지 않겠다"는 말을 반복하도록 강요받았다. 마시흐는 "군중이 성경을 걷어차며 그리스도에 대해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 과정에서 변호사 사티시 아리아(Satish Arya)가 현장에 도착했다. 그는 과거 아리아 사마지에 속했으나 5년 전 기독교로 개종한 인물이다. 아리아는 경찰에 인질 상황을 알리고 기독교인들을 보호하려 했으나, 군중에게 붙잡혀 25분간 폭행을 당했다. 그의 법복과 옷은 찢겼고, 경찰이 지켜보는 앞에서도 구타가 이어졌다.

군중은 기독교인들을 차에 태워 불태우자는 제안까지 했으나, 아리아는 "법이 그런 끔찍한 행위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대했다. 결국 일부 군중이 그를 풀어 줬고, 아리아는 응급처치를 받은 뒤 다시 경찰서로 향했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자들을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그들에게 타협을 강요했다. 피해 기독교인들은 폭도에 대한 고소를 포기하고 앞으로 마을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진술서를 작성해야 했다. 마을 지도자는 서면으로 사과하며 성경에 입을 맞추는 퍼포먼스를 했지만, 가해자들에 대한 체포나 실질적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으며, 다스 목사는 가족과 함께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로 이주했다. 이 사건 이후 약 80명의 하리아나 목사들이 아리아와 함께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나, 행정 당국은 협조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체포나 처벌을 하지는 않았다.

종교 자유 옹호자들은 이번 사건을 인도 내 종교 자유 악화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한다. 특히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이후 힌두 민족주의 정당인 인도국민당(BJP)이 비힌두교인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극단주의자들이 기독교인과 소수종교인을 공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