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 칼럼니스트 닐 리스(Neil Rees)가 최근 「크리스마스의 X에 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다음은 칼럼 내용이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Xmas'라는 표기법을 두고 논란이 일곤 한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X'가 들어가면 그리스도가 사라진다고 우려하지만, 사실 이 표기는 고대부터 깊게 뿌리내린 기독교 전통에 기반한 것이다.
그리스 신약성서에서 '그리스도'를 뜻하는 단어는 'ΧΡΙΣΤΟΣ'(Christos)이며, 영어의 'Christ'는 바로 이 단어에서 유래했다. 특히 첫 두 글자인 키(Χ, chi)와 로(Ρ, rho)는 오래전부터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신성한 모노그램으로 사용됐다. 이 두 글자가 얽혀 만들어진 키-로(Chi-Rho) 상징 ☧는 4세기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시대부터 교회의 제단, 성배, 스테인드글라스 등에서 널리 쓰였다. 이후 수도사들과 서기관들은 Χριστός의 첫 글자인 'Χ'를 그리스도의 이름을 대신하는 약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Xmas'라는 표기는 근대 상업문화에서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이미 1100년경 앵글로색슨 연대기에는 'Christmas'를 "Xp̄es mæsse"로 기록한 사례가 남아 있다. 당시 수도사들과 서기들은 공간을 절약하기 위해 'X'를 신성한 약어로 활용했으며, 이후 'Christian'을 'Xian', 'Christopher'를 'Xopher', 'Christina'를 'Xina'로 줄여 쓰는 관습도 생겼다. 따라서 'Xmas'는 그리스도를 삭제하는 표현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이름을 고대 언어에서 직접 차용한 표기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일상 속에서 쓰이는 'X' 역시 기독교 메시지를 되새기게 하는 상징으로 읽을 수 있다.
△보물의 표시: 해적 지도 속 X는 보물이 묻힌 곳을 뜻한다. 이는 "그리스도 안에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성경적 의미와 연결된다.
△미지수: 수학에서 x는 답을 찾아야 하는 미지수다. 이는 크리스마스의 참된 의미를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하는 과정을 상징한다.
△사랑의 표시: 편지 끝의 X는 키스를 뜻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반영한다.
△십계명과 우리의 부족함: 로마 숫자 X는 10을 의미하며, 인간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십계명을 상기시킨다.
△십자가와 교차점: 도로 표지판의 X는 교차로를 뜻한다. 이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인생의 선택의 길을 상징한다.
△곱셈과 확장: 수학에서 x는 '곱하기'를 의미한다. 이는 그리스도의 용서와 자비가 끝없이 확장됨을 보여준다.
△결정의 표시: 투표용지의 X는 선택을 뜻한다. 이는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한 개인적 결단을 상징한다.
결국 'Xmas'라는 표기는 단순한 축약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이름을 글자 속에 부호화한 고대 수도사들의 전통을 잇는 표현이다. X는 계명과 우리의 실패, 복음의 보물, 하나님의 사랑, 그리스도의 십자가, 반복되는 용서, 그리고 개인의 결단을 모두 상기시킨다.
따라서 크리스마스 카드나 광고에서 'Xmas'를 볼 때 불평하기보다, 그리스도의 이름이 담긴 오래된 기독교 암호임을 설명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다시 크리스마스에 X를 넣자"는 메시지는 단순한 표기법을 넘어, 신앙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