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성공회(Church of England)가 10년에 걸친 '리빙 미니스트리(Living Ministry)' 프로젝트의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성직자들이 사역 속에서 번영하도록 돕는 요인과 걸림돌을 가장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지난 12월 1일 공개된 최종 패널 보고서 'Lord, for the Years'는 연구 5차 조사에 참여한 500명의 성직자 경험을 토대로 작성됐다. 2017년 이래 2006년, 2011년, 2015년에 사역에 임명됐거나 2016년에 목회 준비를 시작한 1,000명 이상의 사제가 이 연구에 참여했다.
이번 보고서는 최신 설문 데이터를 제시하는 동시에, 지난 10년간 성직자의 웰빙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추적했다. 연구진은 성직자 웰빙을 ▲신체·정신 건강 ▲관계망 ▲영적·사역적 만족 ▲경제적 안정 ▲교회 공동체 참여 등 다섯 차원에서 분석했다.
프로그램은 성직자 웰빙이 개인의 회복탄력성과 사역 환경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되는 '공유된 책임'임을 강조한다. 인터뷰·포커스 그룹·설문 전반에서 성직자들이 호소한 압박 요인은 △번아웃 △고립감 △사기 저하 △지속적인 재정 압박 등 네 가지로, 조사 기간 내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러한 부담을 크게 가중시켰으며, 담임 사제들의 정신 건강과 관계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응답자 가운데 62%는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좋음' 또는 '매우 좋음'으로 평가했으며, 9%는 '나쁨'이라고 답했다. 약 29%는 우울증이 의심되거나 가능성이 있는 증상을 보고했다. 전체 응답자의 40%는 사역 현장에서 고립감을 느낀다고 답했고, 11%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담임 사제 그룹은 다른 직군에 비해 정신적·재정적 웰빙이 낮았으며, 이는 2025년 발표된 사례비·연금 인상 이전부터 지속된 경향이다.
보고서는 번아웃의 원인도 새롭게 조명하면서 "번아웃의 세 요소 중 탈인격화(고립과 연관)와 개인적 무효감(사기 저하와 연관)이 감정적 소진(피로와 연관)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며, "이는 단순한 업무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성직 사역의 구조적 특성 자체가 번아웃을 촉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성직자들은 교구 재정과 교회 건물 유지가 가장 큰 낙담 요인이라고 지적했으며, 행정 업무 부담 역시 가장 빈번하게 언급된 스트레스 요인이었다. 많은 사제들은 행정적 과업이 본연의 사역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토로했다.
보고서는 "고강도 사역 환경 속에서 개인 및 교구 재정은 여전히 불안을 야기한다"며 "최근의 사례비·연금 인상안이 문제를 얼마나 완화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 업무와 고립감 문제를 해결하고, 사역 본연의 소명과 은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하는 것이 성직자 웰빙 증진과 교회의 사명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직자들은 회중의 참여, 성장의 조짐, 청년 사역의 열매, 동료들의 지지를 통해 희망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2%는 자신의 재정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했고, 72%는 자신의 소명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또한 성직자들은 교구 지원 강화, 재정 안정 개선, 교회 내 전국적 갈등의 완화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팬데믹 이후 웰빙 회복은 사역 경력이 긴 성직자들에서 더 두드러졌고, 2015년 안수자나 2016년 훈련생 등 비교적 신임 사제들은 고립감이 높고 회복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젊은 성직자들은 소명 의식이 더 견고한 경향을 보였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응답자의 34%는 2030년까지 은퇴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62%는 계속 사역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 공동저자 피오나 트위디(Fiona Tweedie) 박사는 "성직 사역은 부담이 크지만 직업적·영적 만족도는 매우 높다"며, "이번 연구는 교회를 둘러싼 여론 중심의 담론에 균형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자료"라고 밝혔다.
프로그램 책임자 리즈 그래블링 폭스(Liz Graveling Fox) 박사는 "이번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서로 다른 성직자 집단의 웰빙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며 "하나님께 헌신된 이들을 돌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마지막 라운드 인터뷰와 포커스 그룹을 바탕으로 한 최종 질적 보고서는 2026년 말 발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