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생의 압도적 다수가 "말이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보수 성향 활동가 찰리 커크(Charlie Kirk)가 암살된 이후 캠퍼스에서 의견을 표현하는 데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개인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 재단'(FIRE)은 커크의 유타밸리대학(Utah Valley University·UVU) 강연 중 발생한 피살 사건 이후 대학생들의 자유 표현 인식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10월 3일부터 31일까지 미국 대학생 2,028명과 UVU 재학생 20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UVU 학생 상당수는 지난 9월 10일 커크 피살 사건 이후 △수업 시간 정치적 쟁점 발언(68%) △캠퍼스 공용 공간 토론(64%) △소셜미디어에서의 정치적 의견 개진(65%)에 대해 "매우" 혹은 "다소" 불편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한 △캠퍼스 공개 행사 참석(65%) △논쟁적 사안의 행사 참석(72%) △논란이 될 수 있는 행사 주최(72%) △수업 참여 자체(54%)에 대해서도 비슷한 수준의 불안감을 보였다. 

UVU 외 대학생들도 정도는 낮지만 표현과 활동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전국 대학생의 47%는 커크 피살 이후 논쟁적 공개 행사 참석이 불편해졌다고 밝혔고, 소셜미디어에서의 정치적 의견 표명(46%)과 논란이 될 만한 행사 주최(45%)에 대해서도 위축을 느낀다고 답했다. 

한편, 전국 대학생 중 △수업 중 논쟁적 의견 제시(41%) △캠퍼스 공용 공간 발언(39%) △일반 공개 행사 참석(31%) △수업 참여(16%)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는 비율도 적지 않았다. 

학생들의 표현 인식과 관련해, "말도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22%는 "완전히 동의한다"고 답했으며, "대체로 동의"(25%), "어느 정도 동의"(28%), "약간 동의"(15%)까지 포함하면 전체 91%가 이 명제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IRE의 션 스티븐스 수석 연구고문은 "말이 폭력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 말에 대한 폭력적 대응이 정당화될 위험이 있다"며 "커크가 강연 중 살해된 이후에도 많은 학생이 '말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는 자유롭고 개방된 사회의 가치를 위협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학생단체 초청 강연 허용 여부도 정치적 성향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트랜스젠더는 정신 질환"이라고 주장하는 연사의 초청을 반대하는 비율은 71%로, 2025년 봄 조사(74%)보다 소폭 감소했다. "낙태는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연사에 대한 반대는 60%에서 58%로 줄었고, "블랙라이브스매터(BLM)는 혐오 단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대 비율이 76%에서 73%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