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공영방송 BBC가 트랜스젠더 관련 사안을 다루는 방식과 내부 편집 문화를 놓고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11월 5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BBC 내부에서 작성된 19쪽 분량의 메모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 문서는 6월까지 BBC '편집 지침 및 표준위원회'의 독립 고문으로 재직했던 마이클 프레스콧(Michael Prescott)이 작성한 것으로, BBC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발송된 뒤 현재 일부 정부 부처에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스콧은 메모에서 "BBC 내 소수의 성소수자(LGBT) 담당 기자들이 성 정체성과 젠더 이슈를 다루는 기사에서 사실상 검열을 하며, 트랜스젠더 경험을 축하하는 일방적 서사만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BBC의 성소수자 데스크가 성별 비판적(gender-critical) 시각을 다룬 기사나 성별에 관한 법적 분쟁, 생물학적 성 구분 문제 등을 다루는 보도를 차단하거나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BBC가 세계트랜스젠더건강전문가협회(WPATH)의 내부 문서 유출 사건, 여성 전용 탈의실 및 교도소 수용 문제 등 다른 주요 매체들이 다룬 논란성 이슈를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프레스콧은 "이러한 보도 태도가 BBC가 성 정체성을 논쟁의 여지가 없는 '사실'로 제시하게 만들고, 이는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하며 공영방송의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대안적인 관점을 제시하려 한 일부 기자들이 내부 저항에 직면했다"며 "BBC 내 소수 인물이 어떤 기사가 방송될지를 사실상 결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폭로 이후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컴(Ofcom)의 마이클 그레이드(Michael Grade) 경은 BBC 회장 사미르 샤(Samir Shah)에게 서한을 보내 "혐의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촉구했다.
보수당의 케미 바데노크(Kemi Badenoch) 의원도 의회에서 "편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책임자들은 반드시 문책을 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BBC 대변인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유출된 문건의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피드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최근 대법원 판결 등 새로운 법적 정의를 반영해 성별과 젠더 관련 보도 지침을 업데이트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