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오늘은 성찬식을 갖습니다. 성찬은 단지 예수님의 죽으심을 '기억'하는 행위로만 머물지 않습니다. 성찬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를 실제로 공급하는 은혜의 방편입니다. 

은혜의 방편이라함은 천주교의 가르침처럼 떡과 잔이 내 몸 속에 들어가는 즉시 예수님의 살과 피가 된다는 신비주의적 행위가 아니라, 이 의미를 기념하며 마음으로 받을 때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은혜의 통로라는 것입니다.

떡과 잔을 받으며 우리는 십자가의 사랑뿐 아니라 부활의 생명과 다시 오실 주님의 소망까지 함께 맛보게 됩니다. 성찬은 말씀과 함께할 때 더 풍성한 유익을 누립니다. 

설교를 통해 복음을 듣고, 성찬을 통해 그 복음을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며, 마음으로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찬은 두 번째 설교이며, 말씀을 몸으로 경험하는 시간입니다. 또한 성찬은 회개의 자리입니다.

주님은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시라"(고전 11:28)고 하셨습니다. 성찬은 죄를 숨긴 채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주님의 용서를 믿고, 새 삶을 결단하는 자리입니다.

성찬 전에 우리의 마음을 비추어 보며 "주님, 제 안의 죄를 용서하시고 새롭게 하소서"라고 기도합시다. 성찬은 또한 교제의 식탁입니다. 한 떡과 한 잔을 나누며 우리는 주 안에서 한 가족임을 고백합니다.

서로 다른 배경, 나이, 형편을 가진 우리가 주님의 한 몸을 먹고 마심으로 한 식구, 한 교회가 됩니다. 그래서 성찬은 엄숙하지만 동시에 기쁨의 잔치입니다. 어린양의 혼인 잔치를 미리 맛보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성찬은 성도의 성장을 위한 영적 양식입니다.

사람이 밥을 먹고 자라듯, 성도는 성찬을 통해 복음을 먹고 누리며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자라갑니다. 그래서, 자주 모여 말씀과 성찬을 누리는 교회는 사랑과 믿음 안에서 건강하게 자랍니다. 성찬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확실한 은혜의 통로 중 하나입니다.

이 시간,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주님이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에게 생명의 떡을 나누어 주신다는 믿음으로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통해 마음이 새로워지고, 관계가 회복되고, 믿음이 자라는 은혜가 여러분 모두에게 충만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