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 문은 닫힐 수 있다. 하지만 망하는 일은 없다." 이 단호한 한 문장은 오늘날의 한국교회 현실 속에서 더 깊은 울림을 전한다. <망하는 일은 없다>는 교인 수 감소, 교회 폐쇄, 목회자의 생계 위기 등 냉혹한 현실 앞에서 "그래서 이제 어떻게 목회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저자는 '이중직 목회자이자 개척교회 담임목사'로서 8년간의 고투와 성찰을 담아냈다. 현실의 벽 앞에서도 결코 절망하지 않는 '살아 있는 믿음의 목회론'이 중심을 이룬다.
"교회의 문이 닫혀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신다"
저자는 어느 날, 집 근처 교회의 십자가탑이 철거되는 모습을 보며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 건물 안을 채웠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교회가 사라지는 현실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2023년 교단 총회 통계에 따르면 교인과 교회 수는 감소했지만, 목회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저자는 냉정한 분석 속에서 "머지않아 목회자가 갈 곳이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하지만 그는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부르심의 계기'로 이 현실을 해석한다. "하나님께서 지금의 교회 위기를 통해 다시 본질로 부르신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저자는 안정적인 목회를 내려놓고 '그저교회'라는 이름의 작은 교회를 개척한다. 가정집 거실에서 두 가정이 드리는 예배로 시작된 그 교회는, 화려하진 않지만 진심과 믿음의 공동체로 세워져 갔다.
"목회자도 일한다 - 이중직은 신학이 아니라 '삶'의 문제"
저자는 스스로를 '일하는 목사'라 부른다. 주 3일은 회사에서 일하고, 주 4일은 교회를 섬긴다. 그는 이중직을 단순히 생계의 문제로 한정하지 않는다.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떳떳한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중직 목회를 '추천'하지도 않는다. 그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이 길을 가려는 이들에게 그는 조언한다. "잘 따져 보고, 덜어내고, 때로는 포기하라."그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교회의 성숙함도 필요하다. "이중직 목회는 목사 혼자 가는 길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가 함께 걷는 길이다."
그의 고백은 현실적이지만 냉소적이지 않다. 후원을 거절하고 스스로 일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단순했다. "변칙적인 후원금에 마음이 휘둘리고 싶지 않았다. 믿음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어도 좋았다. 아내와 아들을 생각의 카테고리에서 지울 수 없었다." 그의 이 고백에는 신앙의 책임과 가장의 현실이 동시에 녹아 있다.
"숫자보다 진심, 프로그램보다 생명"
<망하는 일은 없다>는 목회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성장은 해야 한다'는 강박, '효율적인 사역'이라는 경쟁적 언어 속에서 저자는 "인위적인 조미료를 찾지 말라"고 경고한다.
"수적 성장은 가능할지 몰라도, 생명은 점점 희미해지는 길이다." 그는 교회를 '비상식적이라 조롱받는 공동체'로 끝까지 붙든다. 교회가 세상과 단절된 곳이 아니라,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믿는다.
"세상의 비판과 어린아이의 질문, 새신자의 엉뚱한 물음 속에도 하나님이 교회를 새롭게 하실 길이 있다." 그는 또한 교회의 재정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말한다. 헌금은 단순히 유지비가 아니라 "가난한 이들을 살리고, 예수의 생명을 세상에 전하는 은혜의 순환"이라고 말한다.
"결과는 하나님의 것이다 - 그러니 망하는 일은 없다"
저자는 책의 끝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작은 교회가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없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인 되신 하나님이 하나님의 방법대로 이끌어 가실 것이다."
그는 교회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실패'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하나님 앞에 충성된 종으로 섰다면, 문은 닫혀도 망하는 일은 없다." 이 믿음이야말로 오늘의 목회자와 교회가 붙들어야 할 진리다: "하나님의 교회는, 사람의 기준으로 망하지 않는다"
<망하는 일은 없다>는 단지 목회자에게 주는 조언서가 아니다. 이 책은 '신앙의 본질'을 되묻는 성찰의 기록이다. 교회를 사랑하지만 교회에 실망한 이들, 사명을 붙들고도 두려움 속에 있는 젊은 사역자들, 그리고 '숫자와 효율'에 지친 모든 교회들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결과는 하나님의 몫이다. 우리가 할 일은 충성뿐이다. 그러니 문을 닫을 수는 있어도, 망하는 일은 결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