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절반 이상이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통일 정책을 연구하는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KINU)은 20일 발표한 '통일의식조사 2025'에서 통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처음으로 역전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남북한 통일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49.0%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51.0%로, 조사 이래 처음으로 과반을 넘었다. 통일 필요성이 '불필요하다'는 응답에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 남북관계의 장기 단절, 그리고 국내 정치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며 "통일 인식이 단기적 변동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세대별로도 통일 필요성 인식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전쟁세대, 산업화세대(1951~1960년생), 386세대(1961~1970년생)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1991~2000년생)의 경우,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38.0%에 불과해 세대 중 가장 낮았다.
'남북한이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통일은 필요 없다'는 항목에 동의한 응답자는 63.2%로, 2016년 이 문항이 처음 포함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남북한의 평화공존 가능성에 긍정한 응답이 60%를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통일보다는 평화 유지와 현실적 안정에 대한 국민 선호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에 대한 관심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북한에 관심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68.1%로, 10년 전보다 17.3%포인트 증가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 관련 뉴스와 갈등이 일상화되면서 피로감이 누적됐고,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통일 문제를 현실과 무관한 주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10일부터 8월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면 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통일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민 정서가 '통일보다는 공존'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단순한 여론 변동이 아닌 사회 구조적 인식의 전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