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직 목회자 세 명 중 한 명은 45세 이전에 목회 강단을 떠났다. 이들이 목회를 그만둔 주요 이유는 '소명의 변화' 였으며, 절반 가까이는 사역 마지막 해에 교회 내 심각한 갈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 하루 24시간 내내 대기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껴, 목회자의 정신적 부담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는 최근 미국의 대표적 기독교 조사 기관인 라이프웨이리서치(Lifeway Research)가 발표한 '2025년 목회자 이탈 조사'(Pastor Attrition Study 2025) 결과를 소개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내 4개 주요 개신교 교단(하나님의 성회, 나사렛교, 웨슬리안교, 남침례교단)에 소속된 전직 목회자 7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직 목회자 중 33%는 55세에서 66세 사이에 강단을 떠났으며, 35%는 45~54세, 32%는 44세 이하로 나타났다. 즉, 전직 목회자 3명 중 1명은 45세 이전에 목회를 중단한 셈이다. 담임목사로 시무한 기간을 보면 '10년 이하'(43%)가 가장 많았으며, 이 중 '5년 이하'는 21%, '6~10년 이하'는 22%로 집계됐다. 이는 10명 중 4명 이상이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목회 현장을 떠났다는 의미다. 

또한, 전직 목회자의 43%는 마지막 교회가 첫 담임 교회였다고 답했다. 목회를 그만둔 이유로는 '소명의 변화'(40%)가 가장 컸고, 이어 '교회 내 갈등'(18%), '번아웃'(16%), '가족 문제'(10%), '개인 재정 문제'(10%) 순으로 나타났다. 목회를 그만둔 이후에도 절반 이상은 여전히 비목회적 형태로 사역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흥미로운 점은 갈등 경험의 비율이다. 응답자의 87%는 마지막 교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갈등을 겪었다고 답했으며, 그중 '변화 제안으로 인한 갈등'이 가장 많았다. 이어 '평신도 리더들과의 갈등'(50%), '심각한 인신공격'(49%)도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는 목회 현장에서의 리더십과 변화 수용 과정이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사역 환경에 대한 인식에서도 높은 압박감이 드러났다. 전직 목회자의 80%가 '하루 24시간 대기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다고 답했으며, 64%는 '목회자라는 역할에 압도당했다'고 밝혔다. 이는 목회자의 일상적 긴장감이 번아웃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직 목회자들에게 현직 목회자들에게 전할 조언을 묻자, 가장 많은 응답(20%)이 '가족을 우선시하라'였다. 목회 사역의 중요성 못지않게 가정의 안정이 지속 가능한 목회의 핵심 토대임을 강조한 것이다. 

목데연은 "목회 현장에서 가족 돌봄을 단순히 사적인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지속 가능한 목회 리더십의 핵심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목회자 자신도 사역과 개인 영성, 그리고 가족과의 시간을 균형 있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 결과는 목회자의 삶이 '오직 사역 중심'에서 '가정을 중시하는 건강한 목회 생태계'로 전환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전환이 목회자의 번아웃을 줄이고 교회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