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영국 낙태 시술소 주변의 완충 구역이 '박해'에 해당되며, 표현과 종교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밝혔다.

이번 경고는 지난 2월 J. D. 밴스(J.D. Vance) 미 부통령의 개입 이후 나온 것이다. 그는 스코틀랜드에서 해당 구역 내 주민들이 집에서 기도한 것 때문에 공식 경고 서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을 추진한 스코틀랜드 의원 길리안 맥케이(Gillian Mackay)는 이를 "허위 정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주민들에게 경고 서한이 발송됐지만, 거기에 기도 금지 조항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맥케이는 한 인터뷰에서 "창가에서 기도하는 행위가 창가를 지나가는 사람에 따라 위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미국 국무부는 영국에서 일반 시민들이 낙태시술소 주변 완충 구역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사례들에 대해 언급했다.

그 중에는 은퇴한 생물의학자 리비아 토시치-볼트(Livia Tossici-Bolt)도 포함된다. 그녀는 본머스의 낙태 시설 근처에서 "원하시면 대화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을 들고 있었다는 이유로 2년 조건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2만 파운드(약 3,750만 원)의 비용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미 국무부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영국 내 '완충 구역' 사례를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검열 행위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의 침묵 기도 탄압은 기본적 권리인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의 관계를 뒷받침해야 할 공유된 가치에서 벗어난 우려스러운 행보"라고 비판했다.

또한 "조용히 서 있거나 동의 하에 대화를 나누는 것은 해를 끼치는 행위가 아니라는 것은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기독교 법률단체인 국제 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 이하 국제 ADF)은 이러한 발언을 환영하며, "낙태 시술소 완충 구역에서 기도하거나 표지판을 들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소송은 부당하다"며 "영국이 '자유 전통'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ADF의 로칸 프라이스(Lorcan Price) 법률 고문은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는 자유 사회의 근간"이라며 "미 국무부가 이 부당함을 지적한 것은 옳다. 영국 정부는 기본적 자유를 회복하고 완충 구역 법안을 폐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