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가 난자나 정자 없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인간 배아를 생성하는 연구를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18일 전한 바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24일 연구자들에게 실험실에서 줄기세포를 활용해 연구용 인간 배아를 만들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이용해 배아를 생성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일본 정부는 불임 치료와 유전 질환 연구라는 특정 목적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한다는 조건을 명확히 했다. 생명윤리 전문가 패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배아는 기존 수정란 연구와 동일하게 최대 14일까지만 배양이 가능하며, 인간이나 동물의 자궁에 착상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일본 정부가 향후 관련 지침 개정으로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동시에 일본이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국제적 주목을 받으며 초기 인간 발달과 불임 치료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다는 기대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줄기세포 유래 배아의 활용 확대와 기술 오용 가능성, 사회적 파급 효과에 대한 윤리적 우려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윤리적·과학적으로 미지의 영역에 들어서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이번 결정은 과학자들이 인간 배아 발달 과정을 전례 없이 깊이 연구하고 잠재적 치료법을 탐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 세계 과학계에서는 줄기세포에서 직접 난자와 정자를 생성하는 ‘체외 배우자 형성’(IVG)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미국 국립과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 난자와 정자를 시험관 내에서 유도하는 실험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부모의 체세포는 이론적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전환될 수 있으며, 이 세포가 기능적 배우자로 분화해 체외 수정을 통해 새로운 배아 형성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IVG 기술이 실용화되면 난자 추출을 위한 고비용·고위험 수술이 필요하지 않게 되고, 예비 부모는 성별과 관계없이 자신의 줄기세포에서 난자나 정자를 생성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불임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으로 평가되지만, 동시에 대량의 인간 배아 생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회적·윤리적 논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