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올해 인도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하루 평균 두 건 이상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보도했다. 뉴델리에 본부를 둔 초교파 기독교 인권 단체인 연합기독포럼(United Christian Forum, 이하 UCF)이 운영하는 무료 전화 상담 헬프라인을 통해 집계한 결과, 1월부터 5월까지 단 5개월 동안 313건의 폭력 사건이 보고되었다.
UCF는 지난 10년 동안 인도 전역에서 기독교인을 겨냥한 폭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고 밝혔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2년 601건, 2023년 734건에 이어, 2024년에는 상반기도 끝나기 전에 834건이 보고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UCF의 전국조정관이자 전 델리 소수자위원회 위원이었던 A.C. 마이클 위원은 이러한 사건이 "온라인 혐오 발언 확산, 폭력적인 군중 공격, 사회 전반의 조직적인 배제"와 같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우타르프라데시(Uttar Pradesh)와 차티스가르(Chhattisgarh) 주가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2024년 들어 우타르프라데시는 209건, 차티스가르주는 165건의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보고되었고, 5월 말 기준으로만도 차티스가르에서 64건, 우타르프라데시에서 58건이 발생했다. 대부분의 사건은 기독교 공동체가 강제 개종을 시도했다는 혐의를 근거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타르프라데시의 기독교 인권운동가 미낙시 싱(Minakshi Singh)은 해당 주장의 허구성을 지적하며, "2022년 인도 대법원이 중앙 및 주정부에 강제 개종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어느 정부도 유의미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인도의 28개 주 가운데 12개 주는 종교 개종을 제한하는 법률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힌두 민족주의 정당인 인도국민당(BJP)이 통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독교계는 해당 법률이 힌두 극우 세력에 의해 악용되어 기독교인을 향한 협박과 탄압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마이클 위원은 "이러한 폭력과 탄압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인도 기독교 공동체는 고국 땅에서조차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 자체를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사법 제도가 소수 종교 공동체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으며, 상당수 피해자들은 보복을 우려해 신고조차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UCF는 2014년 BJP가 중앙정부를 장악한 이후부터 매년 기독교 박해 관련 사건을 기록해왔다. 2014년에는 127건이 보고되었으나,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2023년 12월, 마이클은 인도 정부에 이 같은 박해 양상을 집중 조사할 수 있는 고위 관료를 임명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인도의 기독교 인구는 2011년 인구조사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약 2.3%에 해당한다. 그러나 UCF는 최근 수년간 힌두 민족주의 정권 아래에서 기독교 소수자에 대한 적대감이 법과 여론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차티스가르주에서는 지난 3월, 주도인 라이푸르(Raipur)의 한 교회가 수십 명의 극단주의 힌두교도들에 의해 습격당해 전기가 차단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기독교인 라제쉬 샤르마(Rajesh Sharma) 등 다수가 오히려 체포되었다. 샤르마는 보석을 요청했으나, 주 하급심과 고등법원 모두에서 기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