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은 말에 머무르지 않는다. 진짜 믿음은 땀을 흘리고, 모험을 감행하며, 삶의 절벽 앞에서 "나는 할 수 없다"가 아닌 "왜 나는 안 되는가?"라고 묻는 사람들의 것이어야 한다. 이 도전적인 메시지를 독자의 가슴 깊숙이 파고들도록 설파하는 신간이 나왔다. 팀 한셀(Tim Hansel)의 <숨겨진 모험>은 말뿐인 신앙을 넘어 진짜 믿음의 행동으로 살아가길 원하는 이들에게 던지는 강력한 초대장이다.
이 책의 제목인 '숨겨진 모험'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이라 자처하면서도 실제 삶 속에서는 믿음을 꺼내지 않고 숨겨두고 있는 오늘날의 신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당신의 믿음은 지금 어디에 숨겨져 있는가?"라는 물음은 믿음을 지닌 자라면 피할 수 없는 내적 성찰의 순간을 불러일으킨다.
믿음은 근육이 아니라, 실천이다
한셀은 예배에 성실하고, 성경공부에 열심인 기독교인일지라도 정작 그들의 믿음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헬스장에서 근육만 키우고 실전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보디빌더와 같다고 비판한다. 실력은 있지만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쇼' 신앙이 아니라, 불확실한 삶을 향해 뛰어드는 '모험' 신앙이야말로 진짜 믿음이라고 강조한다.
본문 중에는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다. 절벽 등반 중 아들이 아버지에게 무턱대고 뛰어내리는 일화다. "아빠니까 그랬지." 아들의 이 짧은 대답은 곧 신자들이 하나님을 향한 믿음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를 함축한다.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신뢰하기 때문에 도전하는 삶, 이것이 바로 팀 한셀이 말하는 '숨겨진 모험'이다.
실천 가능한 10가지 믿음의 열쇠
이 책은 단순히 독자를 감동시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실제로 믿음의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10가지의 구체적인 '열쇠'를 제시한다. 여기에는 "일단 시도하라", "비전을 가져라",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라", "기뻐하라", "다 주어라" 등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천 원칙들이 담겨 있다. 저자는 이 원칙들을 단순한 교훈이나 법칙이 아닌,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지만 꺼내지 않고 있던 열쇠라고 부른다. 믿음을 실천하는 순간, 그 열쇠는 마치 문을 여는 작은 금속 조각처럼 광대한 자원의 창고를 여는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교회 의자를 박차고, 절벽 끝에서 점프하라
저자 팀 한셀은 단순한 이론가가 아니다. 그는 고등학교 교사 시절, 무기력한 청소년들을 깨우기 위해 시작한 등반 프로그램이 수만 명을 변화시키는 '정상탐험대'로 발전하는 과정을 직접 이끌었다. 그러나 그 여정 중 그는 추락사고로 척추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통증에 시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련 속에서 춤을 추는 인생을 선택했다. 그의 삶 자체가 곧, 이 책의 메시지를 가장 설득력 있게 증언하는 증거다.
그는 고통을 피하는 대신 그것과 함께 춤추는 법을 배웠다.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처럼 그는 말한다. "삶은 정돈되어 있지 않다. 골칫거리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그 골칫거리를 감당할 수 있는 힘과 이유를 우리에게 주신다."
단순한 '의도'는 믿음이 아니다
<숨겨진 모험>은 또한 '좋은 의도'가 얼마나 쉽게 꿈을 매장 시켜 버리는지를 직시하게 만든다. "내가 하려고 했는데", "거의 할 뻔했는데"라는 말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과 다르지 않다. 믿음은 머리와 입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발을 내딛고 손을 내미는 실천의 용기다. 저자는 "담대함에는 천재성과 마법이 있다"고 말한다. 믿는 자는 결국 도전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믿음, 그것은 삶을 예수님께 거는 도박
한셀은 신앙을 '도박'에 비유한다. 그리스도인의 인생을 예수 그리스도께 완전히 거는 도박. 그리스도인이 감수해야 할 희생은 적지 않지만, 그보다 더 큰 평화와 기쁨이 약속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요한복음 16장 33절,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는 말씀은 이 책의 메시지를 관통하는 핵심 구절이다. 하나님은 고난 없는 삶을 약속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그분은 고난 속에서 평화를 주시겠다고 하셨다.
결론: 지금, 이 자리에서 숨겨둔 믿음을 꺼낼 때
<숨겨진 모험>은 믿음의 언어로 가득한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믿음을 언어로만 소비하는 독자들에게 지금 이 순간, 삶의 자리에서 믿음을 꺼내 행동하라고 외치는 현실적이며 급진적인 메시지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독자들은 결코 같은 자리에 머무를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미 주신 믿음의 열쇠를 손에 쥔 채, 이제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