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캔자스주 주의사당에서 열린 종교 집회 도중, 사탄주의 단체의 지도자가 가톨릭 시위자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사탄주의 단체 '사타닉 그로토(Satanic Grotto)'의 지도자 마이클 스튜어트로, 금요일 오전 주의회 회랑(rotunda)에서 벌어진 집회 도중 가톨릭 시위자 마커스 제레마이어 자레드 슈뢰더를 주먹으로 가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장면은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으로 공개됐다. 

사건 당시, 슈뢰더는 스튜어트가 들고 있던 책자를 빼앗으려 했고, 그 순간 스튜어트는 사탄에게 외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충돌은 이미 하루 종일 이어져 온 긴장 상황의 절정이었다. 사타닉 그로토 소속 회원 약 30명과 이에 반대하는 수백 명의 가톨릭 신자 및 보수 성향 시위자들이 주의회 건물 안팎에서 집회를 벌이며 대치했다. 

캔자스시티 스타(The Kansas City Star)에 따르면, 스튜어트는 의회 경찰로부터 사전 경고를 받았음에도 주의사당 내부에 진입했다. 그는 가톨릭 성직자들과 주 의원들이 "성모송(Hail Mary)"을 낭송하며 그를 뒤따르는 상황 속에서 건물 내부를 이동 중이었다. 

폭행 사건 1시간 전에는 주의사당 앞 잔디밭에서도 충돌이 발생했다. 스튜어트가 성체를 짓밟고 있던 중, 한 정체불명의 남성이 그를 넘어뜨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경찰은 스튜어트를 소란 행위 및 불법 집회 혐의로 체포했고, 그는 쇼니카운티 구치소에 구금됐다가 1,000달러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슈뢰더 역시 물리적 충돌 이후 체포되었으며,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슈뢰더는 과거에도 법적 문제에 연루된 바 있으며, 2023년 위스콘신에서 열린 성소수자(LGBT) 프라이드 행사 중 허위 폭탄 테러 위협 전화를 걸어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알려졌다. 

이날 충돌은 사탄주의 단체가 주최한 블랙미사(Black Mass)를 둘러싼 논란에서 비롯됐다. 스튜어트와 사타닉 그로토는 해당 의식을 통해 "사탄의 영광을 위해 이 땅과 입법부를 봉헌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이는 낙태 권리를 지지하는 입장을 담은 상징적 행위로 풀이된다. 

사탄주의자들의 행사에 반대하며 맞불 집회를 조직한 단체는 미국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전통, 가족, 재산 수호를 위한 미국 협회(American Society for the Defense of Tradition, Family and Property)' 산하 청년 조직 'TFP 스튜던트 액션(TFP Student Action)'이었다. 

TFP는 블랙미사 반대 청원을 통해 사탄주의 측의 발언을 인용하며 강력히 비판했다. 인용된 문구에 따르면, 사탄주의 단체는 "캔자스 토피카의 주의사당 건물에서 함께하자. 우리는 이 땅과 입법부를 사탄의 영광을 위해 봉헌할 것이다. 블랙미사 의식을 거행하고, 신성모독을 즐길 것이다. 신은 무너지고, 캔자스는 루시퍼의 검은 불꽃에 감싸일 것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스튜어트는 토피카 캐피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행사가 보수 종교 단체들의 낙태 반대 활동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행사는 캔자스 가톨릭 협의회(Kansas Catholic Conference)와 생명을 위한 캔자스인들(Kansans for Life) 같은 단체에 아부하는 입법부에 대한 반응"이라며, "그들은 반복적으로 낙태권을 포함한 시민의 권리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캔자스주 하원은 사전에 블랙미사 의식에 대해 초당적 결의를 통해 강력히 규탄한 바 있다. 결의안은 해당 의식을 "명백한 반가톨릭적 증오 행위이자, 모든 기독교인을 향한 모욕"으로 규정했다. 일부 의원들과 종교계 인사들은 스튜어트가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 성물을 회수하기 위한 소송도 제기했으나, 법적으로 이를 막는 데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