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현절, 사순절, 부활절 등과 같은 교회력 절기들은 그리스도인의 삶과 교회의 삶을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만들어 주는 장치다. 그런 절기들은 그리스도인들을 '그리스도 사건', 즉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과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기억하고, 그 의미와 신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서,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라면서, 크리스천은 정작 그리스도의 의미와 신비에 대해서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신앙생활하기 쉽다. 그 대신 '비전'이나 '목적'이랄지, 내가, 단체가 '그리스도를 위해' 하고 있다는 일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살 때가 많은 것이다. 저자 이종태 교수(서울여자대학교 교목실장)는 "영적인 삶은 우리가 그리스도를 위해 하고 있는 일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하셨고, 하실 일에 우리의 생각이 사로잡힐 때 시작됩니다"라고 이 책을 통해 말한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절기 때 교회 강단에서 전했던 설교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책으로서 절기 설교를 준비하기 위해 성경을 연구하고 묵상하는 일은 저자에게 더없이 유익한 영성 훈련이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하나님의 영, 성령을 받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나요? 권능이 임합니다. 어떤 권능이 임하나요? 주저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는 권능을 받습니다. 보지 못하던 것을 볼 수 있는 권능을 받습니다. 듣지 못하던 것을 들을 수 있는 권능을 받습니다. 전에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습니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그저 허무한 숨소리들,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인생 별것 있나' 하는 것이, 우리가 내심 품고 있던 인생철학이었습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제는 들립니다. 하나님의 숨소리가 들립니다. 지금도 세상 도처에서 일하고 계신 하나님의 숨소리가 들립니다. 지금 세상 도처에서 생명의 운동을 벌이고 계신 하나님의 그 뜨거운 심장소리, 거센 숨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래서 가만있을 수 없습니다. 주저앉아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또 이제 보이기 시작합니다. 내가 섬겨야 할 이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숨 막히는 세상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이웃의 눈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고통받는 이웃 안에서 지금도 고통받고 계신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또 보이기 시작합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얼굴에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하나님의 영광이 보이기 시작합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복음'은 '기쁜 소식'이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복음이 왜 기쁜 소식일까요? 꿈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소식이기에 그런 것입니다. 꿈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소식이기에, 동화 같은 일이 정말로 일어났다는 소식이기에, 신화 같은 일이 참말로 일어났다는 소식이기에 기쁜 소식인 것입니다. 동화와 신화가 무엇인가요? 동화와 신화는 꿈입니다. 인류가 꾸었던 꿈입니다. 사람은 꿈을 꾸지요. 왜 사람은 꿈을 꿀까요? 영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영혼은 그리워하기 때문입니다. 님을 그리워하기 때문입니다. 영혼의 님이신 하나님을 그리워하기 때문입니다.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꿈꾼다는 것은 그리워한다는 것이고, 꿈꾼다는 것은 기다린다는 것이지요. 사람은 하나님을 그리워하고 사람은 하나님을 기다립니다. 신화와 동화, 종교와 예술, 이런 것들은 꿈입니다. 인류가 꾸었던 꿈, 하나님을 그리워하며 하나님을 기다리며 인류가 꾸었던 꿈입니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삭개오의 고백을 들으신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니, 외치십니다. 왜 죄인의 집을 찾아가 머무느냐고,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리는 이들을 향해 이렇게 외쳐 말씀하십니다. '보느냐, 보느냐.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도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임이로다. 인자가 이렇게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으려 함이니라.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 여러분, 혹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다는, 무언가 정말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갖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은 지금 여러분 자신을 찾고 계신 것입니다. 잃어버린 여러분 자신을 찾고 계신 것입니다. 아니, 사실 주님이 여러분을 찾고 계신 것입니다. 주님이 여러분을 부르고 계신 것입니다. 여러분의 이름을 부르고 계신 것입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