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unich Security Conference)에서 유럽 정부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기독교인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15일 보도했다.
CP는 밴스 부통령이 유럽 지도자들에게 보수 성향의 목소리와 종교적 자유에 대한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연설에서 보수주의자들이 낙태 반대 시위에 나서거나 소셜미디어에 의견을 게시했다는 이유로 조사받고, 체포되며, 기소되거나 벌금을 부과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럽 내에서 포퓰리즘 정당들을 정치 협력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이러한 움직임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밴스 부통령의 발언은 유럽연합(EU)이 최근 시행한 디지털서비스법(DSA, Digital Services Act)과 관련해 나왔다. 이 법안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불법 콘텐츠"를 삭제하지 않을 경우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단체들은 검열 강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국제 법률 옹호 단체인 ADF 인터내셔널의 폴 콜먼 사무총장은 "유럽은 검열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 하고 있다"며 "새로운 양극화된 언론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밴스 부통령은 "자국민의 목소리와 의견, 양심을 두려워하는 한, 안보는 있을 수 없다"며, 유럽 내 표현의 자유 억압과 유권자 뜻을 무시하는 것이 외부의 적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 반발
CP는 독일 정부가 밴스 부통령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고 밝혔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신정부가 우리와 매우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밝히며,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밴스의 연설 중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아니다!"라고 외쳤으며 "유럽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최근 독일 뮌헨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을 언급하며, 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가 군중을 향해 차량을 돌진시켜 20여 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을 거론했다. 그는 "유럽의 어떤 유권자도 수백만 명의 경제 이민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투표하지 않았다"며, 이민 정책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Alternative für Deutschland)의 공동 대표인 앨리스 바이델은 X(구 트위터)를 통해 "훌륭한 연설!"이라며 밴스 부통령의 발언을 지지했다.
반기독교적 차별 사례 언급
밴스 부통령은 영국과 스웨덴 등에서 종교적 신념을 표현한 사람들이 처벌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유럽 내 반(反)기독교적 차별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영국의 아프가니스탄 참전 군인 애덤 스미스-코너가 잉글랜드 도싯(Dorset)의 낙태 클리닉 근처에서 침묵 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를 언급했다. 스미스-코너는 향후 2년 내 추가 범죄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처벌을 유예받는 조건부 방면 판결을 받았다.
밴스 부통령은 종교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부들은 미국의 안보 지원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최근 독일에서 일론 머스크가 지역 정치에 개입하려 한다는 이유로 논란이 된 사안을 언급하며, "미국 민주주의는 그레타 툰베리의 꾸지람도 수년 동안 견뎌왔다. 독일 민주주의도 일론 머스크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