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BRICS 연합의 탈달러화 움직임을 견제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통해 BRICS가 독자 통화를 만들거나 달러화를 대체할 통화를 지원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현재 BRICS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등 9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튀르키예, 아제르바이잔, 말레이시아가 추가 가입을 신청한 상태이며, 다수의 국가들이 가입 의사를 표명하며 연합의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 달러화는 현재 국제 거래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축통화로서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 보유액의 약 58%가 미 달러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석유와 같은 주요 원자재 거래 역시 달러화로 결제되고 있다.
그러나 BRICS 국가들의 세계 국내총생산(GDP) 점유율이 증가하고, 이들이 달러화를 배제한 거래를 확대하면서 달러화의 지배력이 도전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월 BRICS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달러화를 무기화했다"며 "우리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를 대체할 새로운 결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며, 서방의 제재를 우회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단기간에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미국의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분석 모델에 따르면, 달러화는 "단기 및 중기적으로 안전하며, 여전히 다른 통화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BRICS 연합의 탈달러화 시도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100%라는 고율의 관세 부과 위협은 미국 시장 접근성을 통한 경제적 압박을 시사하며, 향후 국제 금융 질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