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하는 바나바와 바울과 함께 너희에게 보내기를 만장일치로 결정하였노라.” (사도행전 15:26)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한 주간(2024.10.29.) 남은 시점에 한국의 첫 선거에 대해 살펴 봅시다. 근대 민주주의의 기초는 1620년 Mayflower호를 타고 신대륙으로 가던 102명 중 41명의 남자들이 하나의 문서(Mayflower Compact)를 작성했는데 그 내용 중 “....개척지의 질서와 유지, 위의 목적 촉진을 위해서 하나님과 서로 앞에 엄숙하게 계약을 체결하며 우리 스스로 민간 정치체제를 결성할 것을 결정했다.”가 있습니다.
여기서 “민간 정치 체제를 결성할 것을 결정했다.”는 것은 한마디로 우리에게 왕은 없고, 왕정도 없다는 뜻입니다. 민간 정치체제란 모든 사람 즉 모든 국민이 투표를 하여 대표자를 선출해서 그 대표자가 일정 기간 동안 백성을 다스린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수 천년동안 왕정 국가였던 한국에서는 첫 선거가 언제 실시되었을까요? 그것은 세계 제 2차 대전이 끝난 후, U.N.의 결의로 대한민국이 수립된 1948년 5월 10일에 실시한 제헌국회 의원 선거였습니다. 이 선거는 배달겨레 역사 4,000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된 전 국민 선거였습니다. 이때부터 대한민국은 모든 주권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 국가로 출범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 때로부터 61년 전인 1887년 한국에서 첫 선거가 실시된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1887년 9월, 한국 최초 목사 선교사 언더우드가 한국 최초의 교회인 정동교회(후에 새문안교회)가 시작되던 때였습니다.
언더우드는 서울 정동에 있는 자기 집 사랑방에서 1887년 9월 27일(화요일)에 14명의 교인들을 데리고 예배를 드린 후, 두 명의 장로를 선출하고, 교회를 조직하였으니 이것이 한국 최초의 조직교회입니다. 이 예배에 일찍이 만주에서 선교활동을 하면서 최초 한글 성경인 <예수셩교젼셔>를 출판한 John Ross 목사가 참석했는데, 그 때 상황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여 두었습니다.
“……하루 저녁에 참으로 흥미 있는 일이 있었다. 나를 초청해 준 언더우드 목사는 그 날 저녁에 그가 지도한 작은 그룹을 장로교회로 조직하기 위해 작은 예배처로 간다고 나에게 말했다....그 곳에는 옷을 깨끗이 차려입고 지적으로 보이는 14명의 남자들이 앉아 있었다. 그 중에 한 사람은 그 날 저녁 세례를 받았다. 그 날 저녁의 가장 중요한 행사는 장로가 될 두 사람을 선출하는 일이었다. 두 사람이 만장일치로 선출되었고 다음 주일 그들은 장로로 안수되었다.”
우리는 여기서 14명의 교인들이 장로 두 사람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것이 한국에서 이루어진 최초의 선거였습니다. 조선은 아직 왕정이었지만, 교회는 민주 정치 제도를 채택한 것입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우리가 사랑하는 바나바와 바울과 함께 너희에게 보내기를 만장일치로 결정하였노라.”(행 15:26)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 만장일치(one accord)로 결정했다는데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 장로교회를 비롯한 여러 교파는 자기 교회 목사, 장로를 교인들이 직접 선거로 선출합니다. 민주주의 원칙이지요. 교회는 민주 정치입니다. 민주주의는 교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사상입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교인간의 사랑과 배려, 그리고 용서에서 비롯됩니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