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위하여’란 기치로 복음적이고 실제적인 신학을 지향하는 미드웨스턴 침례신학교 한국부는 지난 9월 23일,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밴쿠버 기독교세계관 대학원(VIEW)의 최종원 교수를 초청해 "국가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하나의 관점: 재침례교에 대한 현대 해석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 강연에서 최 교수는 16세기 종교개혁 시대의 급진적 개신교 운동인 재침례교의 역사와 그 현대적 의미를 심도 있게 분석했다.
재침례교는 16세기 종교개혁 당시 루터와 츠빙글리 등 주류 개혁가들보다 더 급진적인 개혁을 추구했던 운동이다. 이들은 유아침례를 거부하고 신자의 자발적 침례를 주장했다. 그러나 최 교수는 재침례교의 본질이 단순히 침례 방식의 차이가 아니라, 교회와 국가의 관계,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 평화주의 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재침례교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1525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급속히 확산되어 독일, 네덜란드, 모라비아 등으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동시에 격렬한 박해도 받았는데, 가톨릭과 개신교 양측 모두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1527년 작성된 '슐라이트하임 신앙고백서'다. 이 문서는 재침례교의 핵심 신념을 담고 있으며, 침례, 출교, 성찬, 세속과의 분리, 목회자 임명, 무기 사용 거부, 맹세 금지 등 7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 교수는 이 고백서가 당시 사회와 교회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재침례교 운동이 항상 평화적이지만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1534-35년 독일 뮌스터에서 일어난 사건은 재침례교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일부 급진파들이 도시를 장악하고 '새 예루살렘'을 선포했다가 비극적 결말을 맞은 사건이다.
최 교수는 20세기 이후 재침례교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크게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943년 해롤드 벤더가 콜럼비아 대학교에서 강의한 “재침례교의 비전”이란 역사적 강연 이후, 재침례교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 벤더는 재침례교가 이단이 아닌 중요한 신학적, 사회적 의미를 지닌 운동으로 재평가했다. 특히 양심의 자유, 교회와 국가의 분리, 평화주의 등 재침례교의 핵심 가치들이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중요한 원칙들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 부각되었다.
최 교수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재침례교가 현대 교회와 사회에 주는 함의를 강조했다.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에 치우친 종교에 대한 비판적 성찰,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옹호, 비폭력 평화주의의 실천 등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이번 강연은 종교개혁이라는 개신교 역사에 있어 가장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을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의 주변부에 있었던, 그러나 급진적이었던 재침례교 운동을 과거의 하나의 사건으로 치부하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위한 통찰을 얻는 계기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특히 국가와 교회의 관계, 기독교의 사회적 역할 등 현재 기독교가 깊이 성찰해야 하는 주제에 대해 심도있는 여운을 남겼다.
미드웨스턴 침례신학교는 남침례회(SBC) 산하 여섯 개의 신학대학원 가운데 하나로 북미 주류 신학교의 학위를 인가하는 ATS (Association of Theological Schools)와 미국 내 종합대학교의 학위를 인가하는 최고 인가기관인 HLC (Higher Learning Commission)에 정식 인가되어 있다.
현재 한국부는 720여 명으로 한국어로 제공하는 학위 과정 가운데 북미 최대 규모이며 최고의 질적 수준의 강의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에 개설되는 신약학 철학박사 외에도 성경사역학 철학박사, 교육학 박사, 교육목회학 박사, 목회학 박사 과정과 목회학 석사 과정을 비롯한 교육학, 예배학 등의 다양한 석사과정이 개설되어있다. 미드웨스턴 입학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학교 웹사이트(www.mbts.edu/ks)를 참고하거나 김동규 팀장(이메일: ks@mbts.edu; Tel.: 816-414-3754)에게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