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마태복음 5:23-24)

 최근(2024. 9.) LA 한인 사회에 고등학교 때 친구들에게 학대를 받았던 한국인 여자 피해자 A씨가 28년 전 자기가 당했던 고통을 호소하면서 자기를 학대한 학생들의 명단을 발표해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28년 전, LA 남쪽의 어느 고등학교에 다닐 때, 선배 여학생 다섯 명에게 심각한 학내 폭력을 당한 사실을 ‘미시USA’ 사이트에 글을 올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읽었습니다. 피해자 A씨는 자기를 괴롭혔던 다섯 명의 신상 정보를 미시유에스에이에 올렸는데 이들에 대한 개인 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널리 퍼져 나갔습니다.

 피해자 A씨는 다른 여학생 한 명과 더불어 1996년 당시 고교 졸업반 여자 선배 다섯 명에게 납치와 감금, 협박을 당했는데, 4시간 동안 테니스 라켓 등으로 폭행을 당했으며, 자신들의 이름을 밝힐 경우 가족을 모두 죽여 버리겠다는 협박도 받았습니다. 당시 A씨는 온몸에 타박상을 입고 입이 찢어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지만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할 수 없었고, 더 심한 괴롭힘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참고 넘어갔다고 말했습니다.

 게시물을 올린 지 3주가 지났는데도 가해자 중에 한 사람도 직접 반박을 하지 않고 있는데, 그들이 왜 반박을 하지 않는지 공정한 판단을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왜 28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당시에 당한 피해를 공개하느냐는 질문에, A씨는 사건을 공개하고 싶지 않았는데, 최근 가해자 중 한 명과 마주쳤을 때, “그 사람의 눈빛이 졸업 파티 당시 나를 바라보던 눈빛과 너무 똑같아서 순간적으로 당시의 공포와 기억이 쓰나미처럼 몰려왔고, 최근에는 자살 시도까지 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와 신체적 후유증에 시달려 어디엔가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다. 가족들 외 사람들과는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가해자들이 진심 어린 사과가 담긴 동영상을 보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해자 다섯 명은 모두 1978년 생으로 김모씨는 부동산 에이전트, Chun 모 씨는 전 부동산 에이전트, 여 모씨는 약사, 김 모씨는 교사, 강모씨는 한국 거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들 모두 어엿한 사회인으로 아마도 가정에 자녀도 있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지난 날 자기들이 한 못된 행실에 대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살아 갈 수 있을까요?

 그런 일이 세상에 알려진지 3주가 지났는데도, 단 한 사람도 와서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 없는 것은, 그들이 과거 자기들의 한 잘못을 잊고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해자들이 늦게나마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진심어린 용서를 빌고 사과를 했다면 A씨가 당시의 상황을 세상에 알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 5:23-24)고 말씀 하셨습니다. 아마도 이 다섯 가해자 중에 매주 교회에 나가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교인인 가해자는 이 성경 말씀을 읽을 때 아무런 느낌이 없을까요?

 당신은 과거 친구나 후배에게 못된 짓을 하고도 본인에게 용서를 빌지 않고, 매 주 예배를 드리고 있지는 않나요? 실수한 후에 용서와 화해를 청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마음입니다. 우리 모두 잠시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