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리더 세미나가 본지 주최로 7월 8일(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 세계선교교회(김창섭 목사)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에는 개척교회 담임 목사 및 사모, 평신도 소그룹 리더들이 함께 한 가운데 로이스 조(소그룹&리더십아카데미 원장)이 <건강한 교회와 소그룹>, <건강한 소그룹의 목회적 적용>을, 써니 김 목사(장신대 교수, 선교학 박사)가 <소그룹의 소통>을 강의했다.
첫 번째 강의에서 로이스 조 선교사는 소그룹의 목적을 "예수 안에서의 전인격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정의한 후 소그룹의 의미, 친밀함, '질문으로 하는 말씀 묵상'에 대해 설명했다.
"누구나 가슴 속에 한 두 개의 못 박혀 있어... 소그룹, 오늘 하루를 견딜 수 있는 힘을 주는 것"
“인부들이 올림픽 스타디움을 짓다가 못에 박혀 벽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도마뱀을 발견했다. 밤이 되니 다른 도마뱀 한 마리가 먹을 것을 가져다 주는 것을 보았다. 이를 보고 도종환 시인은 ‘그 때 그 도마뱀은 어떤 표정이었을까?’라는 글을 썼다. 주일에 가장 좋은 옷으로, 가장 좋은 가방 들고 너무도 말끔하게 오지만 여러분 소그룹에 오는 이들은 가슴에 한 두 개의 못을 박고 있다.어떤 사람에게는 아픈 과거일 수 있고, 믿지 않는 배우자, 폭력적인 배우자일 수 있다. 청년들에게 물어보면은, 서로 사랑하지 않는 부모님, 또 불확실한 미래, 이런 것들이 힘겹게 하고 아프게 하는 것들이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경제적 것일 수 있다, 이런 것이 소그룹 구성원을 꼼짝 못하게 하는 요인들이다. 소그룹을 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못을 빼줄 수는 없다. 그러나 오늘 하루를 견딜 수 있는 기쁨, 웃음, 힘을 줄 수 있다. 아무리 죽을 것 같은 고통 가운데 있어도 나와 함께 해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존재가 있다면 그래도 그 사람은 살아갈 소망이 있다. 그래도 그 사람은 그날 하루는 기쁨으로 견딜 수 있다. 소그룹에서 함께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의미이다.”
이어서 그는 소그룹에서 소그룹원들의 내면의 문제들과 삶의 정황에 대해 살피지 않은 채 자신의 방식으로 그들을 섬길 때, 그것은 건강하지 못한 것일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의사와 음악하시는 분이 헌신된 마음으로 소그룹을 섬기고 계셨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서 저를 찾아 오셨다. ‘아무래도 저희들이 부족한 것 같아요.소그룹 리더를 그만둬야 겠습니다’라고 하셨다. 제가 그 소그룹원들을 만나보았다. 그러자 소그룹원들은 그런다. ‘리더 부부가 얼마나 헌신적인지 안다. 그런데 내가 사는 형편이 너무 어렵다 보니까 그 집에 가서 너무 잘 차려진 음식, 깨끗한 집, 공부 잘하는 자녀들… 그집에 가면 자기가 너무 초라해 보이고 자괴감이 들어서 가기가 싫다는 것.’ 제가 그때 깨달았다. 우리가 내 방식대로 사랑을 한다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것일 수 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사랑을 전할 때는, 상대방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그 사람에게 어떤 상처가 있는지 어떤 삶의 정황에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로이스 조 선교사는 에드워드 홀이 정리한 ‘인간관계의 거리’를 통해 소그룹에서 말하는 친밀함의 의미를 설명했다.
“소그룹에서 친밀함은 에드워드 홀이 말한 인간의 거리를 이해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네 가지로 나눴다. 1. 친밀한 관계 (40cm) 2. 개인적 관계 (40-120 cm) 3. 비니스니 관계(120-240 cm)-하나의 목표로 모였다가 흩어지는 관계로 그 다음 관계까지 한 번도 연락하지 않는 관계, 4. 사회적 관계(240cm 이상)에서는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다.”
“친밀한 관계는 숨기고 싶고 가리고 싶은 것이 어쩔 수 없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 관계이다. 이것이 소그룹에서 말하는 친밀함이다. 한국에서 소그룹 세미나를 하는데 한 권사님이 저에게 호의적이지 않으셨다. 제가 소그룹원들에게 저의 아픈 부분, 쓴 뿌리, 어머니께 받은 상처를 이야기하자 저에게 호의적이지 않던 권사님이 눈물이 글썽이면서, ‘엄마는 형제가 많은데 저를 불러서 김치를 담그라고 하시고 그 담근 김치를 다른 형제들에게 나눠주신다’며, 그분의 엄마에 대한 상처가 올라왔다. 제가 그분께, ‘권사님, 이제 힘드시면 하지 마세요.’라고 하자 권사님이 ‘저도 엄마가 해준 반찬, 김치 좀 먹어 봤으면 정말 소원이 없겠어요’라고 하셨다. 그러자 소그룹원들이 너도 나도, ‘그러면 내가 반찬 해줄게.’ ‘김치 담궈줄게, 울지마’하시자 이분 얼굴이 환해지며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소그룹 모임을 마칠 수 있었다.”
그는, 이처럼 서로의 상처를 고백하고, 서로 공감하며, 자신의 아픔이 온전히 수용될 때 친밀함을 경험하게 된다고 정리한 후, ‘질문으로 하는 말씀 묵상’을 소개했다.
질문으로 하는 말씀 묵상
“리더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성도들이 자기 삶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리더는 질문을 던진다. 말씀을 묵상하다 스스로 발견한 진리로 다시 일어나게 하는 것이 소그룹의 몫이다.”
강의에 따르면, '질문으로 하는 말씀 묵상'은 도입질문, 관찰질문, 해석질문, 적용질문의 단계로 구성되는데, 도입질문의 단계에서는 어색한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드는 유쾌하고 기분을 풀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예: 여러분들에게 50만불이 있다면 어떤 집을 짓고 싶으신가요? 본문의 성전 건축으로 연결한다.)
이때는 성경을 몰라도 답할 수 있으면서도, 본문과 연관된 질문을 던지되, 상처가 될 수 있는 질문, 외모(예: 삭개오가 본문인 경우, 키가 작은 사람에게 키가 작아서 불편한 점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질문(예: 사회 보장 관점에서 무료 배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은 피한다.
오병이어 사건이나 창세기 2장이 본문이라면, ‘갑자기 많은 손님을 치루게 되어 당황했던 경험이 있나요?’, ‘동물의 이름을 내가 명명할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시겠어요?’, ‘배우자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관찰 질문은 육하원칙을 기본으로 언제, 누가 등장하는가, 일어난 일 순서대로 정리하기, 반복되는 단어 구절 찾기 등이다.
그는 적용질문의 예로 ‘본문의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이신가요?’를 제시했다.
“말씀을 통해 변화되는 것은 맞지만 놓치지 말아야 될 것은 ‘본문을 통해 만난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이다. 그런 것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어떤 삶의 결단을 내리는 것보다 ‘하나님의 성품을 발견하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
첫번째 강의를 마무리하며, 질문자가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해 “1.순번을 정하거나 지적해서 답하게 하지 않는다. 질문하고 답할 때까지 기다린다. 리더인 내가 먼저 대답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2.정답 발표가 아니라 발견하고 나누는 시간이다. 3. 결론을 강요하지 않는다. 엉뚱한 대답, 틀린 대답을 하더라도 정정하지 않는다. 잘못된 답변이라하더라도 배려하고 넘어가는 게 낫다. 6. 침묵하며 기다려 준다. 질문은, 침묵의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소그룹 사례와 적용
두 번째 강의에서는 각 참여자들이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각 소그룹 사례에서 문제가 되는 이슈들과 그 장애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발표했다.
실제 소그룹 상황에서 벌어진, 비밀 유지와 성도 보호 사이의 갈등 사례, 부리더가 리더의 영역을 침범함으로 갈등을 빚은 사례, 교회 밖 선교단체에서 소그룹을 인도하는 성도가 교회에서 소그룹을 인도하는 다른 성도에게 충고를 전했는데, 그 충고로 인해 마음이 상한 사례 등 다양한 사례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로이스 조 선교사는 각 발표 내용들을 바탕으로 소그룹의 주요 원칙들을 정리했다.
특히, 아무리 좋은 의도의 충고라 해도, 충고를 받는 일은 힘든 일이라며, 샌드위치 요법을 강조했다.
“충고할 때 샌드위치 요법으로 해야 한다. 서로 상처를 주고 받지 않는 방법이다. 빵이 칭찬과 격려, 고기가 충고이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충고를 한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충고를 받는 일은 힘든 일이다. 상한 마음으로는 충고해서는 안된다.”
소통의 네 가지 단계
세 번째 강의 <소그룹의 소통>을 강의한 써니 김 목사는 소통의 4가지 단계- 경청, 질문하기, 공감하기, 말하기에 대해 소개했다.
“소통을 위한 첫번째 단계는 경청이다. 귀로만 듣지 않고 눈, 몸짓, 자세, 표정으로 듣는다. 비언어적 신호, 반영적 경청이 필요하다. 말하기에서는, 명확한 표현, 긍정적 언어 사용,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표현을 해야 한다. 리더는 말을 아껴야 한다. 리더는 질문하는 사람이다. ‘이 구절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느끼셨나요?’ ‘이 말씀을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가요?’, ‘오늘 나눈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정도로만 이야기하는 게 좋다.”
소통의 4 단계에 이어, LA씨티 교회에서 소그룹 모임으로 활용했던 ‘렉시오 디비나(거룩한 독서법) ’를 소개했다.
“LA씨티 교회에서 렉시오 디비나를 진행했다. 5~6명 정도 그룹을 이루어 1시간 반~1시간 45분 정도 말씀을 나누고 리더들이 간단한 기도제목을 목회자에게 나눈다. 소그룹 리더는 성경을 읽을 사람을 먼저 선정한다.소그룹 시간에 한 사람이 성경 구절을 소리내어 읽으면 다른 소그룹원들은 눈을 감고 듣는다. 시편, 잠언, 서신서가 좋다. 성경교재를 갖고 할 때보다 말씀을 성도들이 들으려 집중할 때 좋은 나눔이 있었다. 3번정도 반복해서 성경을 읽는데 한 사람이 세 번 읽기도 하고, 세 사람이 돌아가며 읽기도 하는데, 후자의 경우 소그룹원들의 참여도가 높아진다.”
질의응답
써니 김 목사의 강의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리더를 뽑는 기준’에 관한 질문에, 로이스 조 목사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리더를 뽑는 것은 담임 목사님의 동역자를 뽑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각 교회 비전에 맞는 리더를 뽑아야 할 것이다. 리더를 뽑을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리더와 부리더’, ‘담임목사님과 소그룹의 리더와의 관계’이다. 담임 목사님의 교육과 가치를 알고 있고 그것을 동의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담임 목사님을 괴롭히는 평신도 리더십이 되어서는 안 된다.”
“리더를 세울 때, 한 번 세워진 리더를 내리기는 굉장히 어렵다. 한 번 세울 때 잘 세우는 게 중요하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모든 조건에 완벽하게 들어 맞는 리더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우리들이 리더십을 갖게 된 처음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저 같은 경우, 제가 맨 처음 소그룹의 리더로 권면을 받을 때만 해봐도 정말 엉터리였다. 새로운 리더를 세울 때는 함께 같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다시 부둥켜 안고 세우는 마음의 포용력, 인내, 이런 것들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소그룹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나?’는 질문에,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다름을 통해서 우리가 깎아지고 성숙되는 것이지만 맨 처음 시작은 그렇게 되기 어렵다. 제가 조언하고 싶은 것은, 처음에는 동질성, 공통성이 있는 사람들로 모으는 게 좋다”며, 부부모임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교회 안에서 쉽게 하는 것 중, 부부모임이 있다. 그런데 제가 보니까, 삶의 이야기를 많이 나누기 위해서는 부부모임은 따로 하는 게 좋다. 60세 이상은 되어야지, 남편이나 와이프가 가정사를 이야기할 때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 전 연령대 에서는 어렵다. 서로 오픈하는 것을 누가 더 잘 할까? 남자분들이 훨씬 솔직하게 오픈한다. 조금만 감동이 클릭되면 쉽게 자신을 오픈하면서 훨씬 진지한 대화로 갈 수 있다. 그것이 안 되게 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배우자이다. 남편들이 오픈된 얘기를 하려 하면 여자분들이 그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제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모임을 부부 별로 모은다. 그런데 나눔은 여자 남자 따로 한다. 훨씬 반응이 좋고 더 진지한 대화를 나눈다.”
‘소그룹원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경우’에 대해, “갈등을 통해서 잘 해결해 나가면 그 안에서 성숙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항상 그렇게 갈 수는 없다. 두 사람의 갈등으로 인해 그룹 전체를 와해시키는 경우가 있다. 갈등 요소를 너무 오랫동안 끌고가는 것은 지혜로운 방법이 아니다. 그런데 리더 입장에서 반을 재조정하기 쉽지 않다. 일 년에 한 번씩 셀 개편을 하는 교회가 많다. 그런데 저는 그것은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그룹의 친밀감을 갖게 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데, 일년 만에 친밀함을 갖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려움이 있을 때 사람들을 섞어서 어려움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없애 버리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이런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리더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소그룹의 성격은 달라진다. 성령님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일하지 않고 사람을 통해서 일하기 때문이다. 리더가 좋고 나쁘고, 잘하고를 떠나서, 각 사람에게는 자기 성향과 특성에 맞는 그룹이 있을 수 있다. 새로운 사람이 왔을 때 성향과 성품에 맞는 그룹에 보내줄 수 있는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