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육체의 연단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느니라. (디모데전서 4:8)

 한국에서는 체육관이라고 말하고 미국에서는 보통 Gym(Gymnasium의 약자)이라고 부릅니다. Gym에 가면 여러 가지 운동 기구가 많은데, 그 중 Running Machine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Running machine이라고 말하는데 미국에서는 Treadmill이라 합니다.

 사람들이 그 위에서 뛰기 때문에 런닝 머신이라고 하는 것이 바른 용어 같은데, 왜 미국에서는 트레드밀이라고 부를까요? 트레드밀은 Tread와 Mill이라는 두 단어가 합해서 이루어진 용어입니다. Tread는 ‘밟아서 으깬다.’라는 뜻이고, Mill은 ‘방앗간’ ‘분쇄기’란 뜻입니다.

 트레드밀은 1818년 영국의 기술자 William Cubitt이 옛날 방앗간에서 말이나 당나귀가 지정된 트랙을 뺑뺑 돌면서 곡식을 빻는 기구를 보고, 죄수들에게 적용할 형벌 장치를 고안해냈습니다.

 커다랗고 속이 빈 철제 원통에 나무 계단을 둘러서, 죄수들이 계단을 밟으면 원통이 돌아가고, 거기서 생긴 힘으로 옥수수나 밀 등 곡식을 빻아 가루를 만들거나 물을 퍼 올리는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원통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죄수들은 계속 계단을 밟아야 합니다. 하루에 6시간씩 트레드밀을 밟는데, 15분 동안 계단을 밟고, 5분간 쉬는 걸 세 시간 동안 반복했고, 이 과정을 하루에 두 번 시켰습니다.

 최대 40명이 함께 계단을 밟기 때문에 적지 않은 힘이 나왔습니다. 운동을 하기 위해서 트레드밀에서 30분만 뛰거나 걸어도 땀이 납니다. 그런데 열악한 식사에 하루에 여섯 시간씩 트레드밀을 밟아야 했기에 죄수들의 건강은 급속히 나빠졌습니다. 결국 1898년 죄수들이 트레드밀 밟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통과되었습니다.

 트레드밀은 1950년대 미국에서 환자의 심장과 폐 기능을 측정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등 의료기구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필자도 심장 전문의에게 갔을 때, 트레드밀 테스트를 받았는데, 천천히 걷는 것부터 시작해서 조금 빠르게 걷다가 나중에는 전속력으로 뛰면서 심장 기능을 측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필자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걷기 운동을 합니다. 신약 성경에 나오는 바울 선생은 1차, 2차, 3차전도 여행을 했는데, 그가 당나귀나 말을 탔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바다를 건너기 위해 배는 탓지만, 당시에는 자동차는 말 할 것도 없고, 자전거도 없던 시대였기 때문에, 순전히 걸어서 들과 산을 넘고 내를 건너면서 지치고 힘든 전도 여행을 일생 동안 계속했습니다.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 잠자리에 들 때까지 꾸준히 걷습니다. 집안에서 또 밖에 나가서 걷습니다. 버스나 전철을 타기 위해서 걷고, 경우에 따라서는 달리기도 합니다.

 모든 걷기는 운동을 비롯해서 자기의 목적을 위해서 합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 수많은 걸음 속에 복음 선교를 위한 걸음이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전도지나 교회 주보를 나누어 주기 위하여,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옮겨 다니면서 복음을 전하는 걷기가 얼마나 귀한 사역인지 모릅니다.

 일주일에 1시간이나 30분만이라도 전도지를 나누어 주기 위해, 걷기를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24시간, 한 주 내내 나 자신이나, 내 가족, 내 회사를 위해서 걸으면서 일하는 것도 귀하지만, 그 가운데 짧은 시간만이라도 복음 선교를 위해 걷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영혼들에게 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일은 참으로 고귀한 일입니다. 우리 모두 열심히 걸읍시다. 그리고 그 걸음 속에 복음 선교를 위한 걸음이 포함하도록 노력합시다. 누구보다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같이 기도하면서 노력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