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발 아래에 엎드리어 감사하니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라....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 (누가복음 17:16-17)
1944년 미국에서 국제개발 비영리 기관인 '헤퍼 인터내셔널'(Heifer International) 이 창립되었습니다. 이 단체의 모토는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Teach a Man to Fish)입니다. 이 단체는 현재 전 세계 125개국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1963년 서울여자대학교는 미국으로부터 뜻 깊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미국 헤퍼 인터내셔날로부터 암소 다섯 마리를 받았는데, 그 해 겨울을 지난 후에 세 마리의 암송아지가 태어났습니다. 서울여자대학교 설립자였던 고황경 총장은 헤퍼에 “품질이 좋은 우유가 나오고 있어 매우 좋습니다. 판매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라며 감사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헤퍼 인터내셔널은 6.25 사변으로 피폐해진 한국 농촌을 위해 1952년부터 1976년까지 총 3,200여 마리의 가축을 한국에 제공했는데, 이때 젖소 897마리도 왔습니다. 이것은 한국을 낙농국가로 만드는 기초가 되었습니다.
한국은 젖소 원조를 받는 조건으로 첫 번째 암컷 새끼가 나오면, 그 새끼를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웃에게 보내 준다는 Passing on the Gift.의 철학을 서약했습니다.
2024년 2월 6일 네팔 신둘리 지구 카말라마이 낙농 시범 마을에서는 40kg짜리 건강한 암송아지가 태어났습니다. 2022년 12월,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와 훼퍼코리아가 네팔에 지원한 젖소 101마리 가운데 한 마리가 처음으로 현지에서 출산을 한 것입니다.
이것은 70년이라는 시공을 넘어 한국이 헤퍼에 했던 약속이 다른 국가에서 의미 있게 결실을 본 것입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순흥목장에서 기증한 홀스타인 종 ‘토실이’가 2023년 5월 4일 인공수정으로 임신 280여 일 만에 세상에 나온 것입니다. 새끼를 얻은 네팔 농가는 한국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송아지 이름을 ‘감사’라고 지었습니다.
현재 74 마리가 임신 중으로, 앞으로 송아지 출산이 계속 이어질 예정입니다. 젖을 뗀 송아지들은 인근 어려운 농가에 전달되며 네팔 전역에 낙농업을 일구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필자는 헤퍼 인터내셔널에서 한국에 많은 젖소를 기증하면서, 암 송아지가 출산하면 젖을 뗀 후에 소가 없는 가나한 농가에 기증하고, 그 송아지를 받은 농가는 또 그 소를 길러 성인 소가 된 후 임신하여 암 송아지를 낳으면 다시 소 없는 농가에 기증하는 일을 계속해야 하는데, 과연 그 약속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필자가 1974년 미국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감리교회 선배 목사가 있었습니다. 그 선배 목사님은 일찍이 미국에 와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 감리교회ㅅ에서 목회를 하면서 당신 고향의 가난한 농가들을 위해 한 가지 아이디어를 교회에 제시했습니다.
그것은 선배의 고향 온 동네에 소 한 마리가 이집 저집 논과 밭을 갈던 일을 생각하고, 교회에서 송아지 세 마리 살 돈을 마련해서 한국에 보냈습니다. 송아지 세 마리를 사서 각 집에 나누어 주면서, 처음 태어난 암송아지는 소 없는 집에 주어 온 마을 가정이 소 한 마리를 갖게 하자는 운동이었습니다.(첫 번째, 송아지만 이웃에게 주고, 둘 째 번 태어나는 송아지부터는 본인이 갖습니다.)
그런데 송아지들이 커서 모두 암송아지를 낳았는데, 한 집도 다른 집에 나누어주지 않고, 자기 송아지를 만들어 버려, 이 사업은 실패로 끝났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디 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더니.....
네팔에서 태어난 첫 송아지 이름을 ‘감사’라고 지은 것은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라 여겨집니다.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나 가정은 희망이 없겠지요? 예수님께로부터 나병 치료를 받은 환자 10명 중 예수님께 감사를 하러 온 사람은 사마리아인 한 사람뿐이었지요.(눅 17:) 은혜를 잊지 않은 사람이 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