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익숙해진 사회 속에서 인터넷 동영상 시청률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홀로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YouTub를 시청하는 시간 또한 비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 연구기관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2022년도 9월에 한국에서의 유튜브 이용자들의 월평균 시청시간이 월 32.9시간이었다고 한다. 10대 이하의 남성의 경우는 45.2시간이라는 것이다. 틱톡이나 페이스북을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동영상 시청에 할애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 조사가 2년 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많은 시청시간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 (Netflix), 디즈니플러스 (Disney+) 와 같은 OTT 플랫폼의 확대를 통해서 수많은 콘텐츠들을 우리는 너무나 쉽게 접하고 있다. 그래서 팬데믹 이후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시청하고, 새로운 취미와 관심 분야에 관한 양질의 콘텐츠를 선택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여행이나 먹방과 같은 콘텐츠를 통해서 대리 만족을 얻는다.
이러한 문화 소비주의에 익숙해진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교회 소비자가 되어져 버렸다. 팬데믹 기간 영상으로 예배하는 새로운 신앙생활의 패턴에 성도들이 익숙해지면서 오늘날에도 주일이 지나고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설교 영상, 예배 영상, 찬양 영상이나 다양한 기독교 주제를 다루는 강의나 세미나를 시청하는 그리스도인이 많아졌다. 물론 많은 영상 매체를 통해서 신앙의 유익을 얻지만, 문화 소비주의가 교회 깊숙이 들어와 많은 문제점들을 야기하고 있다. 그 중에 몇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는 문화 소비주의가 지나친 자기 중심적 사고에 치우쳐 자기 중심적 신앙생활(Self-centered religious life)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자아 중심적으로 사고하고 신앙생활하다 보면 여러가지 문제점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 객관적 판단의 부족: 자기 중심적 신앙생활은 종종 객관적인 판단과 비판적인 사고를 방해할 수 있다. 개인이 경험한 신앙과 신념이 중심이 되어 모든 것을 판단하고 평가하다 보면 다른 의견에 대한 분별력이 떨어지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게 된다.
• 사회적 소통의 부재: 자기 중심적인 신앙 생활은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적 소통에 제약을 줄 수 있다. 대화의 기술이 부족하여 교회 공동체 안에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 타인에 대해 배타적: 자기 중심적인 신앙생활은 다른 사람과 다른 의견에 대한 배타적인 경향이 있다. 그래서 타인의 의견을 배타적으로 대하거나, 교회 안에서 다양한 신앙의 모습에 대해서 정죄하기 쉽다.
• 이기주의적 신앙생활로 변질: 이러한 자기 중심적이고 개인주의적 신앙생활이 타락한 인간의 본성과 결탁하여 이기주의적 신앙생활로 변질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의 이익과 신앙의 유익을 찾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지나친 소비자의 관점에서 자신의 신앙의 유익을 추구하고, 나의 필요를 채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이기주의적 신앙생활로 변질되어 간다는 것이다. 문화 소비주의의 영향으로 지나친 자기 중심적 신앙생활은 배타적이고 객관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 요인이 된다.
둘째는 문화 소비주의로 인해 교회 안에 공동체성을 잃어버리는 그리스도인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공동체성을 잃어버릴 때 나타나는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다:
• 실천적 신앙 생활의 어려움: 그리스도인의 공동체는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신앙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공동체에서 이탈하면 우리의 신앙을 실천하기가 어려워진다.
• 신앙의 방향성 상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체 안에서 교육과 훈련을 받으며 성장한다. 또한 우리의 신앙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열매 맺도록 지도해준다. 하지만, 공동체성을 잃어버리면 이러한 신앙의 방향성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 고립과 외로움: 소비자의 입장에서 신앙의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지만, 공동체에서 벗어나면 고립과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 지속적인 신앙생활의 어려움: 우리 인생에 어려움이 찾아오고 시련이 올 때,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체 속에서 위로와 격려를 받는다. 누군가의 위로의 말과 서로를 향한 기도로 힘을 얻는다. 그러나 공동체성을 잃어버리면, 이러한 격려와 위로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문화 소비주의가 교회 안으로 침투해 들어와 자기 중심적 신앙생활로 변질되어 나의 필요를 채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사람들에게 대한 관심과 배려를 상실해 가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많은 신앙적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성을 잃어버리기 쉽다. 바울은 개인의 신앙 생활과 더불어 공동체의 신앙 모두 중요하며 조화 있게 가야함을 피력했다:
20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이 돌이 되셨느니라 21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가고22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에베소서 2:20-22)
우리 한 개인이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성전(고전 3:16)인 것과 동시에 한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에 속하여 각 지체들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님께 예배하는 성전이 되어져 가야함(엡2:21)을 기억해야 한다. 문화 소비주의가 이 균형과 조화를 깨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 원고의 내용은 전적으로 저자의 것 입니다.*
저자에 대해서:
정신찬 교수는 센트럴신학대학원 겸임교수 (설교&예배 분과장)이며 샌안토니오 제일한인장로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Forth Worth, TX)에서 설교학 (Ph.D)를 전공했으며 본문 중심의 설교와 수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