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삶 버려... 카리스마 원천, 탁월한 학식
꽃을 사랑한 아이, 아이들을 사랑한 할아버지
국가 생존 위해 세계 최정상 지도자들 압박도
한국인들 공통적 정체성으로 통합시키는 영화
회심 후 모든 과정 기독교 빼고 말할 수 없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CGV용산점에서 열린 '건국전쟁 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김 감독에게 <건국전쟁 2>와 관련된 조언을 차례로 건넸다.
먼저 류석춘 교수(전 연세대 이승만연구원장)는 "이번 영화에 나왔던 한 외국인 학자가 이승만의 활동을 구글맵에 기록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것을 김 감독이 먼저 하게 될 것 같다"며 "또 하나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승만과 함께 활동했던 여인들의 이야기도 담아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한우 저널리스트는 "이승만의 아들 태산이 죽었을 때 그는 정말 단순하게 '태산이가 죽었다'고만 기록했다"며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몰랐는데, 한참 지나서 생각해 보니 그게 바로 그가 완전히 개인적 삶을 버리고 복음과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게 된 순간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저널리스트는 "또 하나, 제가 조선일보 학술기자로서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연재할 때 가장 충격받았던 것은 그의 엄청난 지식이었다"며 "그는 전통문화, 한시, 서예, 한글 등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이었다. 그의 카리스마의 원천은 바로 그 탁월한 학식이었다"고 했다.
▲이호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
이호 목사(거룩한대한민국네트워크 대표)는 "인간 이승만에 대한 이야기는 사료적 가치가 크다. 이승만을 실제로 보고 그와 함께 일했던 분들은 대부분 고인이 되셨지만, 그분들의 자제들이 남아 있다"며 "꽃과 나비를 좋아해서 별명이 '나비'였던 어린 이승만, 아이들을 사랑해서 하와이에서 아이들을 붙잡아 눈깔사탕을 입에 넣어 주고 참빗으로 머리를 빗어 주며 성경 이야기를 들려 주던 할아버지 이승만 등, 이제는 70이 넘은 이들이 과거 부모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꼬마 시절 겪었던 이승만을 담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목사는 또 "이승만은 정말 넓고도 깊은 인생을 살았다. 한성감옥에서 콜레라가 퍼져 눈앞에서 60명이 죽는 것을 목격했고, 그 외에도 긴 세월 가장 낮은 곳에서 백성들과 함께했다"며 "그러면서도 젊은 시절부터 세계 최정상 지도자들을 상대하고, 때로는 그들을 곤경에 몰아붙이고 압박해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해 이권을 따내기도 했던, 정말 대한민국과 백성들을 사랑한 이승만에 대한 감동적이고 인간적이며 스케일이 큰 좋은 작품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했다.
마이클 브린 회장(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즈)은 "이 영화를 어떤 사람들은 좌우 갈등으로, 어떤 사람들은 보수 프로젝트로 본다"며 "그러나 저는 한국인들을 공통적 정체성으로 통합되는 것이 이 영화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브린 회장은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민주화된 남한에서 어떤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가난했고 권위주의적이며 불완전했던 과거를 부끄러워하고, 초기 지도자들과 건국대통령을 폄하한다"며 "그러나 이 영화의 감독은 대한민국의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알려주면서도 나라에 자부심을 갖게 만든다. 허황된 비전을 버리고 통일을 준비하게 해 준다. 그래서 건국전쟁2가 기대된다"고 했다.
원성웅 목사(기감 서울연회 전 감독)는 "이승만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킬 때 그가 강조했던 기독교 신앙을 잘 다뤄 달라"며 "그는 처음 배재학당에 들어갈 때 서양 문물만 받아들이고 기독교 신앙은 거부하려 했지만, 후일 한성감옥에서 자신과 나라를 위해 기도하다가 거듭남을 체험했고, 그 이후 모든 진행 과정은 기독교를 빼고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김덕영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
한편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서 김 감독은 소위 좌파 지식인들이 '건국전쟁'을 보지 말라고 한 데 대해 "일단 마음에 들지 않아도 보고 나서 비판할 것이 있다면 해야 하는데, 마치 지령이 내려온 것처럼 이구동성으로 영화를 보면 안 된다고 한 것은 불쾌했다"고 했다. 이에 주변인들은 "아마 지령이 내려왔을 것"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거들기도 했다.
김 감독은 또 최근 자신이 SNS에서 영화 '파묘'를 비판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더 이상 근거도 없는 민족감정을 악용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부유하게 한 사람이 누구인지 주목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 도올 김용옥 씨가 이승만 대통령의 묘지를 파묘해야 한다고 발언했던 것이 떠올라 불쾌했다고도 덧붙였다.
▲김덕영 감독이 발표회장을 찾은 팬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