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소녀 빅토리아는 부모님과 함께 우크라이나 바흐무트(Bakhmut)에서 도망친 후 현재 키이우에 머물고 있다. 빅토리아는 고향을 떠나온 지난 몇 달 동안 상실감과 두려움, 그리고 새로운 거주지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만 했다. 9살 소녀 에바의 유일한 소원은 전쟁에 나간 아빠가 하루 속히 돌아오는 것이다. 에바는 일주일 전까지도 공습경보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중단되었다고 말했다. 

국제구호개발NGO 월드비전은 최근 우크라이나 분쟁이 2년째 계속되면서 300만 명이 넘는 분쟁 피해 아동들의 보호와 교육지원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UN OCHA 보고서(2024년 2월 기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2월 발생한 분쟁으로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의 50%인 2,13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피란민 약 580만 명이 유럽 전역으로 흩어졌으며, 367만 명의 국내 실향민이 발생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인구의 약 41%인 1,760만 명의 사람들은 긴급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월드비전 위기대응 책임자인 크리스 팔루스키는 "우크라이나 내에서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아동은 330만 명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가족을 잃은 아픔과 트라우마를 겪었다. 또 아직도 계속되는 분쟁이 언제 끝날지,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됨에 따라 정신 건강의 어려움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2022년 2월 위기 발생 직후부터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이웃 국가인 루마니아, 몰도바, 조지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2023년 12월 기준 총 160만 8천여 명에게 식량, 임시 거주지, 위생 키트, 현금과 바우처 등을 지원했다. 이 중 48%인 약 77만 명은 아동이다. 특히 월드비전은 현지 파트너 기관과 협력해 아동들에게 심리사회적 지원과 안전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월드비전은 협력기관과 함께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몰도바, 조지아에 150개 이상의 아동친화공간을 조성했으며 이 중 98개는 우크라이나에 있다. 이 공간을 통해 아동과 청소년, 그리고 가족들에게 통합적인 보호, 정신건강 및 심리사회적 지원,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월드비전 에릭 키히후라 위기관리 및 규정 준수 본부장은 "우크라이나 내 3천 8백 개가 넘는 학교와 교육 기관이 파괴돼 500만 명이 넘는 아동들 중 약 30% 만이 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아동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월드비전이 조성한 아동친화공간에서는 아동들이 안전하게 보호받고 또래 아동들과 만나서 교류하고 교육받을 수 있다. 아동들에게는 안식처로서, 부모들에게는 새로운 지역사회에 대한 정보를 얻고 적응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분쟁으로 아동들은 계속해서 고통받고 있다.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배움에 집중해야하는 중요한 시기를 불안과 고통 속에서 보내고 있다"며 "끝나지 않은 분쟁에 아동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월드비전은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 지원을 이어나가고, 무엇보다 아동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우크라이나 분쟁 발생 직후부터 현재까지 2억 2,190만 달러(한화 약 2,862억 원)를 지원했으며, 향후 1억 2,080만 달러(한화 약 1,558억 원)를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지난 2022년 4월, 루마니아를 방문해 사업을 모니터링하고 피란민 가족들과 아동들을 직접 만나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한국월드비전은 지난 2년간 루마니아 내 우크라이나 피난민 대상 식량 및 위생용품 지원, 몰도바 내 우크라이나 피난민 및 수용공동체 대상 보호 및 생계지원사업 등 326만 달러(한화 약 42억 원)을 지원했다.

한편 월드비전은 1950년 6.25전쟁 이후 부모를 잃고 고통받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 밥 피어스 목사와 한경직 목사에 의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