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믿는 미국 청소년 90%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교회를 떠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대형을 넘어서 초대형 교회의 좋은 환경과 프로그램을 통해 더할 수 없는 훌륭한 성경 교사에게 신앙 훈련을 받아온 미국 청소년들의 그렇게도 많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편으로는 이런 통계도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교회의 다른 어른 성도 (여기서 부모님은 제외) 5명 이상과 대화나 교제를 나눌 때 교회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말 사실일까요?
제가 전도사와 부목사로 섬겼던 교회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모든 가족들이 가능한 적극적으로 예배에 참여하도록 합니다. 전통적인 교회에서는 목사님이나 안수 집사님 같은 교회 리더가 근엄한 자세와 목소리로 성경 봉독을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교회에서는 한 가족이 성경 봉독을 맡습니다. 한국어에 익숙한 부모님이 한국 성경으로 먼저 한 두절을 읽고 영어에 익숙한 자녀들이 영어 성경으로 나머지 구절을 읽는 식입니다. 간혹 서툴기는 하지만 떠듬떠듬 한국어로 된 한글 성경으로 읽는 어린이들도 있는데 이럴 때는 모든 성도들이 환호하면서 격려하기도 합니다.
이 교회의 주의만찬도 독특합니다. 전통적인 교회에서는 엄지 손톱만큼 작은 크기의 무교병과 역시 엄지손가락 매듭만한 작은 잔에 포도 주스를 담아 목사님이 안수 집사님과 같은 교회 리더들에게 나눠 주면 이들이 다시 교회 성도들에게 나눠 주는 식입니다. 그러나 이 교회의 주의만찬에서는 큰 덩어리의 빵을 준비하고 포도 주스도 큰 병에다 준비합니다. 목사님은 각 가정의 가장들을 앞으로 나오게 하고 가장은 가족 구성원의 크기를 감안해서 그들이 충분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만큼 빵과 포도 주스를 가지고 가족 구성원들에게 돌아 갑니다. 가장이 가족원들에게 주의만찬의 의미를 설명하고 주의만찬을 집전합니다. 침례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 구성원 중에 침례를 받는 경우 그 집 가장이 목사님과 함께 침례탕에 들어가서 기도하면서 목사님이 침례 의식을 집전할 수 있게 돕습니다. 가족이 없는 경우에 다른 가족에게 가서 그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주의만찬과 침례탕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주의만찬과 침례를 가족 단위로 참여하게 하는 것은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고 가족이야말로 교회의 기본 단위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 교회 어린이들은 다른 어른들에게 목사님이나 집사님 같은 직분으로 부르지 않고 "아저씨" 또는 "아주머니"와 같은 호칭으로 부릅니다. 그래서 기존 직분에 익숙한 분들이나 새롭게 이 교회에 합류하신 분들 중에는 당황스러워하기도 하고 불편해하기도 하지만 워낙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부르기 때문에 곧 적응하곤 합니다. 이 교회도 다른 교회들과 마찬가지로 매년 지역 교회 대항 축구대회에 참여합니다. 그런데 이 교회는 다른 교회들과 다르게 축구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또는 축구시합에서 이기기 위해 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함께 즐기며 축구를 하기 위해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축구 시합에서 이기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선수로 참여하기를 원하기만 하면 어린이부터 청소년과 청장년에 이르기까지 누구든지 한 멤버로 참여합니다. 매주 주일 예배 후에 축구 대회를 위해 연습을 하는데 연습조차도 "어떻게 하면 축구시합에서 이길 수 있을까?"보다 그저 땀을 흘리며 함께 운동하는 데 의미를 둡니다. 이 교회 청소년들은 대학에 진학해서도 100% 교회를 떠나지 않습니다.
이처럼 교회가 양적인 성장보다 "가족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공동체로서 교회를 지향할 때 기대할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요? 먼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공동체입니다. 기독교의 공인 이후 급속도로 양적인 성장을 거듭하였고 그렇지만 양적 성장 자체를 목표로 하면서 공동체성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공동체성을 제도주의와 교권주의가 대체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양적인 성장이라는 목표를 포함한 사역, 일 중심이 아닌 관계 중심적 교회를 지향해야 합니다. 이렇게 될 때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 교회가 잃어버렸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될 때 교회를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올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교회의 양적 성장과 부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달라스 생명샘 교회 안광문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