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의 대선 향방이 낙태권 문제로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8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의하면, 오하이오주에서 낙태권을 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안이 주민투표를 통과했다.
이날 버지니아주에서 진행된 주 상·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양원 모두 다수당 자리를 차지했으며,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진행된 대법관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의 낙태권 지지자인 댄 맥커패리가 당선됐다.
또 켄터키주 민주당 소속 현직 주지사인 앤디 베시어도 공화당 대니얼 캐머런 후보를 이기고 재선에 성공했다.
NYT는 이와 관련해 "버지니아와 펜실베이니아와 같은 경합주뿐 아니라 공화당 우세주로 꼽히는 켄터키·오하이오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하자, 낙태권 이슈의 중요성이 다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8%p 차이로 여유 있게 이긴 오하이오에서는 57%가 낙태권 보장 개헌안을 지지했다.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26%p 차이로 이긴 켄터키주에서도 낙태권을 앞세운 베시어 주지사가 승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화당 지지가 강세인 대도시 주변 교외 지역의 고소득 유권자층에서도, 여성을 중심으로 낙태권 문제로 민주당 쪽으로 이탈하는 흐름이 보인다"고 전했다.
공화당 측 인사인 마이크 마드리드는 "많은 유권자, 특히 여성들이 공화당을 떠나고 있다"며 "대학 교육을 받은 교외 지역의 여성 공화당 지지자들이 민주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강해질 가능성이 반대의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AP통신에 의하면, 실제로 메릴랜드, 워싱턴 등 10여 개 주에서 내년 선거 때 낙태권 보호를 위한 주 헌법 개정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NYT는 "그동안 현직 대통령이 재출마한 미 대선은 그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치러져 왔다"며 "그러나 민주당 측은 이와 달리 내년 대선을 낙태 금지 등 극우 정책을 추구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심판의 장으로 바꾸겠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낙태권 이슈가 고령 등에 발목이 잡힌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인기를 극복할 만큼 내년 대선에서 충분한 위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