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7년간 청소년들을 마약으로부터 지켜낸 COYAD(Council of Youth Anti-Drug, 이하 코야드)가 한국에 상륙했다. 코야드 코리아 발대식 및 한국지부 대표 임명식이 13일 오전 10시 서울시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기독교계 및 정·관계의 비상한 관심 속에 개최됐다.
연예인들의 마약 소식에 빈번해진 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으로 불리지 않는다. 지난해 마약류 사범으로 단속된 19살 이하 청소년은 481명으로, 10년 전인 2013년 58명에 비해 8배 이상 증가했다. 드러나지 않은 실제 사용자는 18,000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에 기반을 둔 코야드(청소년 마약 퇴치 위원회)는 27년간 철저하게 학생들이 있는 현장에 머물며 약물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법을 제공해 왔다. 체계적 예방교육 프로그램과 응집력 있는 네트워크로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백악관 직속 마약통제국(ONDCP), 보건복지부 산하 약물남용 및 정신보건국(SAMHSA)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그 중심엔 설립자이자 총재인 한국인 폴 림(Paul B. Lim)이 있다. 목사로서 전직 선교사이기도 한 폴 림 총재는 이 일에 사명감을 갖고 투신했다.
코야드는 백악관 직속 마약통제국(Office of National Drug Control Policy, ONDCP) 및 보건복지부 산하 약물남용 및 정신보건국(the Substance Abuse and Mental Health Services Administraion, SAMHSA)과 파트너십으로 일하면서, 모범적인 이들에게 미국 대통령상을 줄 수 있도록 위임받은 기관이다.
코야드 코리아의 출범은 한국의 마약 상황이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며, 오히려 아시아의 '마약 허브'가 되어가고 있는 지경이라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코야드 한국 지부장은 이미 700명 이상의 마약 예방 강사를 양성해 왔던 한국가족보건협회(한가협) 김지연 대표가 맡아 기대감을 높였다.
발대식은 성일종 국회의원, 전재수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정선 한가협 대외협력팀의 사회로 시작된 발대식에서 개회사를 전한 성 의원은 "초선의원이던 시절, 문제를 인지하고 '마약 퇴치의 날'을 지정했었다. 우리나라는 (마약 중독) 치유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앞서 예방하지 않으면 굉장한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며 "서구의 많은 사회 문제와 도덕적 타락이 마약으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에게 알려, 대한민국이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힘써 달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영상 축사에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 4월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전면전을 선포했다"며 "특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약물 중독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 미국에서 권위가 검증된 코야드가 청소년들을 마약으로부터 보호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 국민의힘도 입법과 정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도 영상으로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한 장관은 "법무부는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검찰의 마약범죄 수사 권한 일부를 복원했고, 대검찰청 마약 조직 범죄 부서를 신설했다. 특히 청소년 대상 마약범죄는 법정 최고형을 구형해 엄중히 처벌하도록 하겠다"며 "처벌뿐 아니라 예방이 중요하다.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와 코야드 코리아의 출범이 청소년들을 마약으로 보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윤희 전국신학대학협의회 회장은 "'마약'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맛있다는 의미를 갖는 친근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코야드 코리아로 학교마다 네트워크되어 거룩한 세대를 길러내 달라"고 당부했으며,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방식으로 마약 예방에 힘써 달라"고 영상 축사했다. 이외에도 심동섭 애드보켓 코리아 총재, 김진오 CBS 대표 등이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국 책임자 찾고자 2년간 수소문
한국, 이미 아시아 마약의 허브 돼
학교마다 '마약 예방 동아리' 개설
▲폴 림 코야드 총재(오른쪽)가 김지연 코야드 코리아 대표(왼쪾)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
인사말을 전한 폴 림 총재는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사회 환경 속에서 청소년들도 손쉽게 접근 가능한 약물 중독은 개인과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폐해를 주는 정신 및 사회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며 "코야드는 27년간의 현장 경험으로 자녀들과 커뮤니티 청소년들의 건강한 삶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코야드는 행사나 하며 폼잡지 않고, 현장에서 자녀를 지켜낸다. 현장을 뛰어다니며 대한민국을 살릴 선봉장을 찾기 위해 2년간 전국을 다녔고, 김지연 대표를 만났다"며 "이제 대한민국의 마약은 박살났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마약에서 지켜내는 주역이 되도록 응원해 달라"고 전했다.
코야드 코리아 대표 임명장을 받아 든 김지연 대표는 "마약의 위험성과 중독 메커니즘을 접하고 극도로 경계하게 된 것은 약학과를 다니던 시절"이라며 "약국은 마약성 의약품이 합법적으로 존재하는 곳이지만 손대지 않았다. 철저하게 예방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마약이 합법화되는 일련의 과정이 있다. 범죄자 취급을 할 수조차 없는 급속한 확산과 방치, 마약을 안전하게 투약하라는 '복용센터(재활치료센터가 아닌)'의 설립, 그리고 합법화"라며 "대마를 합법화한 네덜란드는 반 세기가 지나기 전에 살인과 범죄의 도시가 됐고, 독일도 이 과정을 거쳐 합법화(암시장 억제를 명분으로)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20개국 이상이 (마약을 막기 위해) 코야드에 손을 내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먼저 발대식을 허락해 주셨다"며 "마약을 연예인들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강남의 클럽은 물론 초등학교에서도 마약성 약물이 쉽게 발견된다.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에서 중독 없는 나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코야드 코리아는 ▲학교마다 코야드 캠프(마약 예방 클럽)을 구축해 예방교육 및 캠페인 실시 ▲현장 네트워크, 아웃 리치, 공동체 연합, 봉사활동, 커뮤니티 연대 ▲학생 리더, 청소년 리더십 훈련, 전문가 및 학부모 마약 예방 교육 등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