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의 북한인권단체와 탈북자단체 등이 참가하는 제20회 북한자유주간 개막식이 1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13주기 추모식과 연계해 열렸다.
북한민주화위원회가 주최한 개막식에는 북한자유주간 대회장을 맡은 수잔 숄티 대표(북한자유연합/디펜스포럼), 일본의 니시오카 쓰토무 회장(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전국협의회), 강종석 통일부 인도인권실장과 한국 내 탈북민, 북한인권단체 등이 참여했다.
수잔 숄티 대표는 "황장엽 선생은 북한 인권 참상이 북한 정권의 아킬레스건이라 했다. 이는 오늘날까지 여전히 유효하다. 고난의 행군 당시 수백만 명 아사 사태보다 현재 북한 상황이 더 좋지 않다"며 "2,600명 중국 내 탈북난민들의 강제북송을 막아야 한다. 김정은 체제 아래 노예 상태에 놓인 동포들은 언제든지 정치범수용소로 끌겨가거나 사형당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그렇게 살아선 안 된다. 모든 자원을 동원해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의 가치를 알리는 참여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자유주간 대회장 수잔 숄티 대표(오른쪽). ⓒ북한민주화위원회 |
축사를 전한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은 "2002년 박관용 의장 비서실장 재직 당시 황장엽 선생은 수잔 숄티 여사를 통한 미국 국무성 초청으로 미국에 방문해 북한 인권 실상을 알렸다. 황 선생은 목숨을 걸고 자유를 위해 투쟁하셨다"며 "2016년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7년이 지났어도 북한인권재단 설립 등 법안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윤 정부는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알리는 것을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로 삼고 있다. 북한 인권 증진이 아직도 더디지만, 이제는 북한 민주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 명예회장은 "북한 최고위층으로서 지식인의 양심으로 탈북을 결심했다고 말씀하신 황장엽 선생처럼, 양심을 가진 대한국민인이라면 북한 동포의 인권 증진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양심을 지키고 북한민주화 및 북한 동포 구출을 위해 지금이라도 앞장서 싸워야 한다. 우리와 평등하게 태어난 북한 주민의 자유를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
▲제20회 북한자유주간 개막식 현장. ⓒ북한민주화위원회 |
이밖에 서면으로 축사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에 있는 동안 황 선생은 생명의 위협에도 재중 탈북자 구출, 국제연합사업 학술 사업 등 북한 3대 세습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활동을 했다"며 "북한 민주화와 인권 해방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자유통일을 실현하여 북한 민주화에 노력해 온 통일지사들을 모시는 묘역을 평양에 설치해, 황 선생을 모시겠다"고 했다.
통일부 김영호 장관은 강종석 인권인도실장이 대독한 개막식 축사에서 "그동안 민간과 국제사회의 노력에 비해 한국 정부의 노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그렇기에 윤석열 정부는 북한 인권 증진에 우선 순위를 두고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북한인권보고서 발간 등 윤 정부 출범 이후 북한 인권 개선 노력을 소개했다.
이어 "앞으로는 민간과 국제사회가 모두 함께할 수 있는 북한 인권 로드맵을 마련하여,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시야에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지원해 나가겠다"며 "계속해서 북한 인권의 실상을 널리 알려 나간다면 북한 당국도 인권 개선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고, 결국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강승규 한국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북한 비핵화에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는 북한 인권"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인권단체들이 합심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