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오후 아이들을 데리고 오션 쇼어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목사님은 맨날 오션 쇼어 밖에 모르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산보다는 바다를 좋아하고 정적인 것보다는 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저희 집 아이들을 생각할 때 오션 쇼어는 저희 가정에 딱 맞는 휴양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이들과 바닷가를 거닐다, 지금도 생각만 하면 등골이 오싹한 한 가지 일이 떠올랐습니다. 긴 여름방학을 지나는 동안 교회 아이들이 너무 집에만 있는 것 같아서 함께 Ocean Shores로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저희 집 막내 하원이가 갑자기 몰아친 파도에 휩쓸려 물에 빠지는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인 지라 주의하여 보고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 사진 몇 방 찍어주는 사이, 구덩이가 파진 곳을 헛디디면서 파도에 휩쓸려 버렸던 것입니다.
막내가 물 속으로 사라져버리자 같이 놀고 있던 중고등부 학생들이 소리를 지르며 아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눈 앞에 있던 아이가 물 속으로 사라져버렸으니, 또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으니 얼마나 놀라고 무서웠을까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아이들을 향해 이렇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들 시끄러우니까 좀 조용히 놀아!"
막내가 구조된 것은 정말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수영도 못하는 아이가 5분여 동안이나 물속에서 사투를 벌일 수 있었던 것도 그렇고, 의식을 잃었지만 다행히 휴가 나왔던 한 군인의 눈에 띄어 구조될 수 있었던 것도 그렇고, 물 밖으로 나오자 마자 마침 그곳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백인 간호사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았던 것도, 또 신속하게 앰뷸런스가 도착해서 사후 검사까지 잘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정말 하나님의 도우시는 손길이라는 말 밖에는 설명이 불가능한 일들이었습니다.
앰뷸런스를 좇아 병원 응급실으로 가는데, 자꾸만 하원이가 물 속에서 괴로워했을 그 '몇 분'이 생각났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또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아이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자책이 저의 마음을 아프게 찔렀고, 어른거리는 눈물 사이로 아이에게 엄하게 했던 기억이 떠올라 너무 미안했습니다.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하원아, 살아만 있어라..." 그것이 하원이를 향한 저의 유일한 바램이었고, 그것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막내에게 무서웠냐고 물었습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아이가 창 밖을 내다보며 말했습니다. "아빠, 숨을 쉴 수가 없어서 너무 무서웠어. 그래서 예수님께 도와달라고 기도했어..." 그랬던 것입니다. 정신이 희미해지고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게 되었을 때, 7살짜리 하원이는 예수님께 기도했고, 예수님은 그런 막내의 기도를 들어주셨던 것입니다. 욥 35:10은 하나님을 밤에 노래를 주시는 분으로 적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캄캄한 날에도 노래를 주시는 분이십니다. 힘들고 어려운 날들을 지나고 있지만 주님 주신 부활의 소망을 붙잡고 캄캄한 밤에도 노래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