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한 보수 기독교 방송인이자 ’기독교방송네트워크’(CBN) 설립자인 팻 로버트슨(Pat Robertson)이 별세했다. 향년 93세.
CBN 뉴스는 로버트슨이 8일 아침 버지니아 비치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슬하에 4명의 자녀, 14명의 손주와 24명의 증손주를 두었다.
CBN은 그가 “복음을 전파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우며 다음 세대를 교육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며 “주님을 아는 지식을 갈망했고, 예수님의 사랑과 신실하심을 세상과 나누기를 원하셨다. 그분의 마음의 소원은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아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로버트슨은 1930년 3월 22일 버지니아주 렉싱턴에서 태어나 1950년 워싱턴(Washington)과 리(Lee) 대학교에서 최우등 학사 학위를, 1955년 예일(Yale) 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학위, 1959년 뉴욕 신학교(NYTS)에서 목회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다방면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로버트슨은 미 해병대에서 예비역으로 복무하던 중, 1950년 6.25 전쟁 당시 한국에 파견되어 전방의 사령부에서 복무했다.
1960년, 로버트슨은 버지니아주 노퍽시 소재 프리메이슨 스트리트 침례교회에서 남침례회 목사로 안수를 받았다. 이후 1988년 그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목사직을 내려놓았다.
그는 1960년 버지니아주 포츠머스에 비영리 기독교 방송국인 CBN을 설립했으며, 간판 프로그램인 “700클럽”(The 700 Club)을 55년간 진행했다. CBN은 오늘날 24시간 기도 서비스와 함께, 200개 국가에 122개 언어로 번역된 케이블, 방송 및 위성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로버트슨은 1977년 버지니아 비치 소재 기독교 사립대학인 리젠트(Regent) 대학교를 설립, 총장 겸 최고 경영자로서 수년간 대학을 이끌었다. 또 이듬해 그는 인도주의 구호단체인 ‘오퍼레이션 블레싱’(Operation Blessing)를 창립했다.
그는 1986년 공화당 후보 지명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여 아이오와와 미네소타주에서 강세를 보였으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공화당 최종 후보에 낙점됐다. 이후 로버트슨은 1989년 보수 개신교 정치 옹호 단체인 ‘기독교 연합’(Christian Coalition)을 출범시켰다.
이어 그는 1990년 가족 콘텐츠 개발 회사인 ‘인터내셔널 패밀리 엔터테인먼트사’(International Family Entertainment, Inc.)를 설립해 공동 의장을 지냈으며, 같은 해 보수 기독교 로펌인 ‘미국 법과 정의 센터’(American Center for Law & Justice)를 설립하는 데 공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