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소속 농어촌 담임목사 504명 대상 실태조사

농어촌교회의 절대 다수가 소형 교회로, 교회학교를 운영하는 비율은 절반이 채 되지 않았으며, 담임목사의 평균 사례비가 153만 원으로 나타난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선교국 사회농어촌환경부는 여론조사 기관인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교단 소속 농어촌교회 담임목사 504명(1,533명 중 32.9%가 응답)을 대상으로 지난 11월 9일부터 12월 16일까지 실태조사를 실시해 30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기감 본부교회에서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난 2001년과 201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 출석 교인: 30명 이하 60.9% 50명 이하 82.9%

이에 따르면 출석 성인 교인은 온라인으로 예배드리는 인원을 포함해 11~30명 모이는 교회가 40.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0명 이하 교회(20.6%)까지 포함하면 출석 교인 30명 이하 교회가 60.9%였다. 51명 이상 출석 교회는 17.1%였는데 그 가운데 101명 이상 모이는 교회는 4.0%였다.

이날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는 "대개 출석 교인 100명 이하를 소형 교회, 50명 이하를 초소형 교회로 분류하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농어촌교회의 96%인 절대 다수가 소형 교회이고 82.9%가 초소형 교회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 주일예배 인원: 30명 이하 69.6%, 참석자의 65.2%가 60대 이상 

지난 주일예배에 참석한 성인 인원을 물은 결과, 온라인 예배 인원을 포함해 11~30명이 44.6%로 가장 많았으며 10명 이하가 25.0%로 두 번째였다. 이 둘을 합한 30명 이하가 69.6%였다. 50명 이상이 예배를 드린 교회 비율은 13.1%였다.

지난 주일예배 참석자의 연령별 구성비는 60대 이상이 65.2%로 가장 많았고 40~50대가 22.3%, 30대 이하가 12.5%로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역삼각형 형태를 보여서 농어촌교회 고령화를 잘 보여준다"고 했다.

◆ 교회학교 운영 43.5%, 학생 수는 평균 8.1명 

교회학교를 운영하는 비율은 43.5%로 절반이 되지 않았다. 교회학교에 출석하는 학생 수는 6~10명이 71.7%로 가장 많았고, 평균이 8.1명으로 대부분이 10명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15명은 14.6%, 31명 이상은 1.8%였다.

◆ 담임목사 사례비: 평균 153만 원 

도서비, 자녀교육비, 목회활동비 등을 포함한 교회 사례비는 101~200만 원을 받는 경우가 32.9%로 가장 많았다.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도 8.1%였고, 301만 원 이상 받는 경우는 8.3%였다. 평균은 153만 원이었다. 출석 교인 10명 이하 교회 목회자가 48만 원으로 가장 적었으며, 11~30명 교회는 129만 원, 31~50명 교회는 213만 원, 51명 이상 교회는 257만 원을 사례비로 받고 있었다.

◆ 당면 문제: 교인 고령화와 교인 감소 

농어촌 현실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2개 응답)로는 '농어촌 인구의 고령화'(92.3%)와 '농어촌 인구 감소'(81.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 밖에 다른 문제는 10% 이하의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농어촌교회가 당면한 문제(2개 응답)로는 '교인 고령화'(80.0%)와 '교인 감소'(60.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정 교수는 "이 두 문제는 지역 문제와 동일해서 지역 문제가 농어촌교회와 직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 현실 어둡지만... "희망 있다" 51.6% 

농어촌 목회자들과 관련된 명제를 제시하고 동의 여부를 묻기도 했다. '농어촌 목회에 탈진한 목회자가 많다'에 대해 대다수인 84.1%가 동의했다. '농어촌을 떠날 생각 때문에 농어촌교회에 전념을 하지 않는 목회자가 많다'엔 61.1%가 동의했다.

그러나 '농어촌 목회에 사명을 갖고 농어촌교회로 오는 목회자가 늘어난다'에는 16.3%만 동의했다. 정 교수는 "농어촌교회의 어두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목회자가 하기에 따라서 농어촌교회도 발전할 수 있다'는 조건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83.9%가 동의했다. 정 교수는 "농어촌교회의 위축이라는 객관적 현실도 목회자의 주체적인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며 "따라서 농어촌교회에 대한 기대를 접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농어촌교회에 희망이 없다'는 것엔 48.4%가 동의했고, 51.6%는 동의하지 않았다. 특히 전자들에게, '농어촌교회 통폐합'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63.9%는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31.6%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농어촌교회 통폐합 필요성에 동의한 응답자들에게 통폐합의 현실적 가능성에 대해 묻자 50.0%는 '불가능하다', 46.8%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정 교수는 '불가능하다'가 절반이나 된다는 것은 농어촌교회 통폐합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보여준다"고 했다.

농어촌교회에 희망이 없다는 데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로는 '농어촌 인구가 줄어들어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으므로 교회는 존재할 것이다'(53.5%)가 꼽혔다. 이외 응답으로는 '하나님이 교회 문을 닫게 하지 않을 것이다'(22.3%), '귀농(촌)자가 많아져서 교회가 존재할 것 이다'(10.0%) 등이 있었다.

◆ "마을 목회에 대한 이론·실제 사역 안내 필요" 

정 교수는 "교회 성장 이후기를 맞아 한국교회 전체가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지만, 절대 인구가 부족한 농어촌교회의 현실은 붕괴 직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어촌교회의 목회자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고 여전히 사명감으로 목회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목회자들의 상당수가 농어촌교회에 대해 사명감을 가지고 충분히 준비를 하고 온 것이 아니라 우연한 계기로 오고 있는 현실"이라며 "농어촌교회에 부임하거나 부임할 계획이 있는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적절한 교육이 제공 되어야 한다. 농어촌 지역의 현실과 농어촌교회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목회관을 잘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특히 도시 지역과 달리 농어촌 지역은 단순히 개교회 목회만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도시에 비해 지역사회에 개방적인 환경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을의 경조사에도 관여하게 되고 이러저러한 지역사회 활동에 개입하기 마련"이라며 "농어촌 지역에 처음 부임하는 목회자들이 이러한 특성을 잘 이해하고 농어촌에서 마을 목회를 할 수 있도록 이론과 실제 사역에 대해 안내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날 결과 발표회에선 정 교수 외에도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사회학연구소), 임종한 교수(인하대학교 의과대학장·보건대학원장)가 발제자로 나서 각각 '감리교 농어촌교회 실태조사 심층인터뷰', '농촌 의료 정책'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