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선교사들에게 위험과 죽음의 가능성에 대해 상기시키지 않는다. 제자들의 삶에 닥칠 가장 큰 위험은 자연 재해나 정치적 격변이 아니다. 가장 큰 대가는 모든 족속을 제자로 삼으라는 지상 명령을 수행하는 데서 비롯된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동족의 손에 의해 거부와 박해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하셨다."
세계 최대의 선교단체인 미국 남침례회 국제선교위원회(IMB)의 수석부총재 토드 래퍼티 박사가 최근 내한, 예장 고신총회 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이하 선후협)가 주최한 선교포럼에서 "우리는 팬데믹 이후의 세계에 들어서면서 열방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어떤 도전이 있는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27-28일 경주 코모도호텔에서 진행된 선후협 제13회 선교포럼에 주강사로 나서 "코로나 이후 세계선교 전략", "선교 전략의 핵심 요소", "선교지 교회 재생산 방안"에 대해 강의했다.
민족주의의 부상, 선교 활동 어렵게 만들어
래퍼티 박사가 분석하기에 팬데믹을 거치며 가장 큰 두드러진 변화는 민족주의의 부상이다. 그는 "각국이 의료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면서 민족주의가 강화됐다. 그 결과 세계 일부 지역에서는 세계화에 대한 거부감이 생겼다. 일부 정부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자국 내에 외국인이 거주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됐고, 이것이 팬데믹 초기에는 선교 활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했다.
특히 "중국의 민족주의는 모든 단체에서 선교사 추방으로 이어졌다. 시진핑은 2012년에 문서 9호를 작성했는데, 외부 사상의 '침투'에 대한 저항을 강화하고, '사상적 영역'에서 일하겠다는 의지를 새롭게 하며, 일방적인 당 통치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모든 사상, 기관, 사람들을 새롭게 경계하며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고 했다.
그는 "팬데믹 기간과 그 이후에 주요 강대국들이 경제 및 외교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영역으로 분리되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중국, 미국, EU, 인도, 러시아는 모두 코로나 이후 전쟁이 일어나는 세계에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때 연결됐던 세상이 파편화됐다. 중국, EU,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개인정보 보호 및 규제 장벽을 세워 별도의 격벽을 만들고 있다"며 "난민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1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자신의 나라 국경 안팎에서 난민이 되고 있다"고 했다.
▲고신 선후협 제13회 선교포럼 및 정기총회가 3월 27일 오후 1시 30분부터 경주 코모도호텔에서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
단련된 비대면 사역, 우크라 전쟁서 빛 발해
그러한 가운데서도 사역의 변혁을 추진했다는 그는 "코로나는 우리에게 굶주리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섬기고 사역을 계속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줬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594개의 구호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했으며, 150만 명의 사람들의 영혼들을 봉사로 섬겼다. 5,350개의 교회가 이 사역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13,199명이 그리스도를 주님과 구세주로 영접했다"고 밝혔다.
그 중 하나는 코로나 식량 배급 프로젝트인 '축복 가방 사역'이다. 방콕의 22개 지역 침례교회는 필수 식료품이 담긴 '위 케어' 또는 '블레싱' 가방을 배포하고 600여 가정에 복음을 전했으며, 191명의 태국인들이 예수님께 인생을 드리는 성과를 냈다.
비대면 디지털 전략 혹은 하이브리드 접근 전략은 코로나19 기간 가장 두드러진 변화다. 휴대용 의료 장비로 지구 반대편이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사에게 판독 결과를 업로드해, 이전에는 진단과 치료가 불가능했던 질병들이 해결되고 이를 통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목회적 돌봄과 상담, 제자 양육과 훈련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디지털 사역의 경험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빛을 발했다. 그는 "전쟁 발발 4일 만에 복음과 교회를 디지털로 연결되게 했고, 3천만 명 이상의 커넥션을 확보했다. 팬데믹 기간 배운 방법을 적용한 덕분에 가능했다. 앞으로 선교사들은 디지털 전략을 선교 전략에 통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 세계 인구 48억 명 중 7,225개 종족 그룹이 여전히 미전도 종족으로 남아 있다. 아직도 남겨진 상태에 있는 종족들은 접근하기 어렵다. 그들은 찾기 어렵고 위험한 지역이나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살고 있다"고 도전을 줬다.
전쟁·기근·재난은 산고의 시작에 불과
"열방이 우리의 메시지를 거부할 것"
▲토드 래퍼티 박사는 "우리는 보통 선교사들에게 위험과 죽음의 가능성에 대해 상기시키지 않는다. 증오와 핍박, 죽음으로 시작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셨다"고 했다. |
래퍼티 박사는 "이제 예수님께서 마지막 날에 사역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자.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항상 큰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 하셨다. 거짓 메시아가 올 것이고, 전쟁과 전쟁에 대한 소문이 있을 것이다. 민족의 단위에서는 민족과 민족이, 나라 차원에서는 나라와 나라를 상대로 일어날 것이다. 기근과 지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산고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보통 선교사들에게 위험과 죽음의 가능성에 대해 상기시키지 않는다. 잃어버린 사람들이 그리스도께로 돌아오는 것을 볼 때의 흥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단 돌파구가 열리면 그 현장에 뿌려진 피와 땀과 눈물을 잊어버리기 쉽다"며 "우리는 증오와 핍박, 죽음으로 시작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셨다"고 했다.
그는 "'그때에 사람들이 너희를 환난에 넘겨 주겠으며 너희를 죽이리니 너희가 내 이름 때문에 모든 민족에게 미움을 받으리라'고 하셨다"며 "종말에 직면하여 예수님은 우리에게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도전한다. 제자들에게 동족의 손에 거부와 해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하셨다. 열방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메시지를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가는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과 관련된 핍박"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음은 모든 것을 바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