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교육목사로 교회를 섬길 때, 교회 중직자 한 분이 젊은 청년 한 명을 교육부서로 안내해 왔다. 이제 교회를 다닌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젊은 사람이 착하다는 칭찬과 함께, 중직자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청년이 교회에 잘 정착하도록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할 수 있게 하세요. 이 청년이 아이들을 좋아하니까 잘 할 겁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매 주일 예배마다 지각을 하는 한 학생에게 선생님이 야단을 치는 것이었다.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때에는 지각을 해서는 안된다, 교회에 올 때는 성경책을 가지고 와야 한다, 예배 시간에는 딴짓을 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면서 예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 선생님은 매 주일 청년 예배에 늦어 헐레벌떡 뛰어 왔고, 교회에 올 때 성경책을 가져오지 않아서 교회에 비치된 성경책을 들고 예배실에 들어가고, 예배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었다.

매년마다 교회는 “다음 세대를 키우자”는 모토를 걸고 교육 부서의 부흥에 혼신의 힘을 다하자고 외친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정반대다. 믿음도 없는 새신자에게 교사로 봉사하기를 요청하고,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지 못하는 교사들이 많고, 더군다나 교육부서 담당 교역자는 1-2년에 한번씩 교체가 되고, 교육부서는 장년들을 위한 운영 방침에 곁들여 운영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니, 어떻게 “다음 세대”를 키울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우스운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람이 이발소 앞을 지나가는데, “내일은 공짜”라는 안내문을 보고 신이 나서 다음 날 이발소를 찾아가서 공짜로 머리를 자르려고 했다. 이발소 주인은 “내일은 공짜”라는 같은 말을 하며, 그 날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기 때문에 공짜로 머리를 자를 수 없다고 했다. 이 사람이 다음 날 이발소에 또 찾아갔더니, 이발소 주인은 여전히 같은 말만 했다: “내일은 공짜.”

다음 세대를 세우자”는 모토가 혹시 “내일은 공짜”와 같은 뜬구름 잡는 외침이 아닐까. 사실 우리는 “다음” 세대가 아니라 “지금” 세대를 세워야 하지 않을까. 교회마다 “다음 세대”를 세우자고 매년마다 외치지만, 목회의 중심은 항상 장년부에 집중되어 있어서 인력과 에너지와 재정이 교육부 보다 장년부에 훨씬 더 많이 배정되어 있지는 않을까.

굳이 루소의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에 있지 않고 사람을 만드는 것에 있다”는 말이나, 아인슈타인의 “교육의 목적은 인격의 형성에 있다”는 말, 심지어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라는 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는 실체 없이 교육의 중요성만을 강조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사람을 키우는 일, 사람을 세우는 일, 참다운 그리스도인으로 세우는 일, 참다운 하나님의 일꾼으로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교회 교육은 뒷전으로 물러나 있는 것이 안타깝다.

이사를 앞두고 있는 부모들은 새롭게 이사 갈 지역의 학교 수준이 어떤지 확인한다. 학군은 좋은지, 학생들은 어떤 인종인지, 선생님들의 수준은 어떤지,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들을 열심히 찾아보고, 한국 커뮤니티를 통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으려고 한다. 그런데, 왜 자녀들이 신앙으로 교육받는 교회 교육에는 그다지도 무심한지 안타깝다.

교육학자 콜만(Coleman)은 이렇게 말한다: “학생당 교육비, 소장 도서 수, 시설 그리고 교육과정 등의 차이는 학업 성취에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교사의 특징이 학교의 모든 측면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이 학생의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친다.” 이 말을 교회 교육과 관련된 말로 바꾸면 이렇다: “교육부서의 예산, 예쁘게 꾸민 예배실, 다양한 교육 교구, 그리고 좋은 성경 공부 교재 등의 차이는 신앙의 성숙 및 발전에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교사의 특징이 교회의 모든 측면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이 학생의 신앙 성숙에 영향을 미친다.”

내가 처음 전도사가 되었을 때, 유치부 담당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주일학교 담당 전도사로 발령을 받았고, 중고등부 담당 강도사로 발령을 받았고, 청년부 담당 목사가 되었고, 결국 장년부 교구 목사가 되었다. 이러니 교회 교육의 전문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교회 교육이 정말 중요하다면, 정말 획기적으로 담임 목사가 교회 교육 담당 목회자가 되어서 자녀들을 양육하는 것은 어떨까.

교회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곧 교육 담당 목회자와 교사들이다. 그들이 전문성을 가지지 못한 채 매주일 반복적으로 시간만 때운다거나, 지속성을 가지지 못하고 교육에 참여하게 되면, 우리의 교회 교육은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이 자리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다음 세대를 키우자”는 말을 하면서 말이다. 누군가 말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고.

고종필 교수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교육철학)

Alex Jongpil Ko (고종필)
Ph.D. in Educational Studies, Talbot School of Theology, Biola University
M. A. in Spiritual Formation and Bible Exposition, Talbot School of Theology, Biola University
Professor of Education
Dean of Academic Affairs in BA Department
Curriculum Designer
Presbyterian Theological Seminary in Am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