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법재판소(ICJ)가 아제르바이잔에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아르메니아를 잇는 라친 회랑에 대한 봉쇄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23일 ICJ는 라친 회랑을 따라 양방향으로 사람, 차량 및 화물의 이동을 보장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과, 모든 형태의 인종 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 협약 의무를 따를 것을 요구했다.
라친 회랑은 아제르바이잔에 의해 두 달 이상 봉쇄되어 있으며, 아르메니아인 중 12만 명이 음식, 의약품 및 기타 필수품을 보급 받지 못하고 있다.
ICJ는 법원이 “2022년 12월 12일부터 라친 회랑을 통한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아르메니아 사이의 연결이 차단된 것을 관찰했다. 법원은 이 상황으로 인해 많은 결과가 발생했고,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게 미치는 충격이 현재까지 지속된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어 “라친 회랑의 봉쇄로 인해 나고르노카라바흐에 입원한 아르메니아 국적자 또는 민족이 긴급 치료를 위해 아르메니아의 의료 시설로의 이송이 방해 받고 있다”며 “나고르노카라바흐의 필수품 수입을 가로 막고, 식량, 의약품 및 기타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의 부족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오랜 분쟁을 벌여온 지역이다. 이곳은 아르메니아인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으며, 유엔(UN)이 미승인한 아제브바이잔 영내에 있는 독립 국가인 아르차흐 공화국에 속해 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는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는 아제르바이잔의 일부로 인정되고 있다.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독립 뉴스 블로그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옵서버는 26일 트위터를 통해 ”니고르노카라브흐 당국은 아제브라이잔의 도로 봉쇄가 해제되었다는 소셜 미디의 뉴스를 반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영 매체인 아르차흐 인포센터도 27일 페이스북에 “아르차흐와 아르메니아를 연결하는 유일한 도로가 열렸다는 소셜 네트워크에 떠도는 정보는 거짓”이라며 “아르차흐와 아르메니아를 연결하는 유일한 길은 아제르바이잔에 의해 78일 동안 차단된 상태”라고 했다.
영국 상원의원인 캐롤라인 콕스는 지난주 CBN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역이 “지금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사람들은 실제로 이것이 임박한 대량 학살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경고했다.
콕스는 “의약품 부족이 매우 심각하다. 특히 당뇨병 환자를 위한 인슐린과 같은 의약품이 극도로 부족하며, 응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카라바흐에서 아르메니아로 이송하는 데 매우 방해를 받고 있다”며 “이미 한 명이 사망했으며,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니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기독교 교회와 역사적 유산 등 문화 전체가 파괴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그는 “이것은 대량학살, 기독교인의 파괴, 기독교 유산의 파괴의 또 다른 단계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존 아이브너 국제기독교연대(ICS) 회장과 콕스 의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정부가 라친 회랑 봉쇄 중단에 개입할 것을 요청했다. 서한은 또 아제르바이잔이 라친 회랑을 재개하지 않을 경우, 이 지역에 인도주의적 공수 물자 보급을 승인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