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이번 주는 나일강 가를 끼고 형성된 도시 카이로에서 보냈습니다. 이 편지를 쓰는 금요일 아침 시애틀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보다 먼저 도착할 이 편지와 함께 저와 제 아내도 무사히 잘 도착하여서 형제와 함께 예배 드리기를 기도합니다. 

이집트를 생각하면 피라미드를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저 역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떠올렸고, 그 긴 역사 가운데 강력한 힘을 가졌던 이집트를 떠올리게 됩니다. 제가 방문한 박물관을 보니 정말 많은 재물과 자원을 드려 피라미드를 만들고 그 안에 채워 놓았습니다. 지금 그 후손들이 조상이 건축해 놓은 것들을 팔아 살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이집트는 죽은 자들의 나라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기까지 하였습니다.

마지막 날 쓰레기마을이라 불리는 곳의 '동굴교회'를 방문하였습니다. 그 마을은 크리스천들이 모여 살면서 도시 전역에서 쓰레기들을 모아와 분리한 재활용품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곳이었습니다. 모진 핍박을 받고 개종을 요구 받은 크리스천들은 이집트 땅에 살면서 차별을 겪을 수 밖에없습니다. 제대로 된 교육도 받기 어렵고, 직장을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곳에서 재활용품을 모아 팔면서 신앙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 교회를 세웠습니다. 산을 깎아서 그 안에 굴을 만들고 그 안에 수 천 석의 예배실이 만들어진 것을 보며 이곳이 핍박을 이긴 진정한 크리스천들의 교회라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자마자 헤롯이 베들레헴의 두 살 아래 아기들을 죽이라고 명령을 했고, 예수님은 이를 피해 이집트로 오셔서 잠시 사셨습니다. 그 피난처가 바로 이집트였습니다. 자신들의 조상이 예수님의 가족을 보호하고 피할 수 있게 해 준 것이 성경에 기록된 것입니다. 그 사실에 이집트의 크리스천들은 인류의 구원에 자신들의 역할이 컸었다는 사실을 믿고, 그래서 각종 박해 속에서도 굳건히 믿음을 지키며 살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집트를 방문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곳에서 사역을 하고 계시는 허 선교사님을 만나기위해서 입니다. 앞으로 허 선교사님의 선교 센터를 우리가 후원하고, 그분이 하는 사역들, 난민사역, 문서 사역, 어린이 사역 등을 구체적으로 동역하며 함께 할 것입니다. 이곳은 주변 여러 나라에서 전쟁과 핍박을 피해 나와 있는 많은 난민이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예수님의 가족을 보호하듯 보호하고 요셉과 같은 지도자로 키워 내는 일을 선교사님과 함께 동역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 일에 함께하실 형제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