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실종된 말레이시아 레이몬드 코(Raymond Koh) 목사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한 가운데, 그의 가족들은 여전히 정부 측과 이 사건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코 목사의 아내인 수산나 코(Susanna Koh) 사모는 최근 진행된 영국 오픈도어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남편의 납치 사건은 여전히 해결점이 멀다"고 했다.

코 목사는 지난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페탈링자야에 있는 친구 집으로 차를 몰고 가던 중 납치됐다.

대낮에 세 대의 검은색 SUV가 코 목사의 차량을 에워싸고 그를 강제로 멈추게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후 검은색 옷을 입은 남성 몇 명이 차에서 내려서 그를 강제로 차에 태우고 떠났다. 최대 15명의 남성이 여기에 가담했으며, 그가 납치되기까지 4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수산나는 "그 차에 누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힘 있는 이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6년은 정말 긴 시간이고, 결코 오지 않는 답변과 상황의 변화를 기다리는 데 다소 지쳤다"고 했다. 

법적 절차가 천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녀는 "하나님 안에 가장 좋은 때가 있다고 믿으며, 모든 것을 그분께 맡기고 신뢰할 것"이라고 했다.

수산나는 사건이 발생한 날 경찰에 신고했으나, 결국 심문을 받은 것은 그녀였다. 그녀와 그녀의 아들은 그날 밤 5시간 동안 경찰의 심문을 받았는데, 이는 주로 그녀의 남편이 현지에서 불법인 '무슬림의 기독교 개종과 기독교화'에 관여한 것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경찰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와 가족들은 스스로 문제 해결에 나섰고, 사건의 중요한 증거가 된 CCTV 영상을 확보했다. 그녀는 "납치가 일어난 옆 주택가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하나님께서 마침내 증거를 얻게 하셨다"고 했다.

그들은 말레이시아 인권위원회인 수하캄(SUHAKAM)에 영상, 목격자 기록 및 기타 증거를 제출했다. 위협과 협박 속에서도 그녀와 가족, 친구들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능력을 붙들고 계속 진리를 찾고자 했다.

결국 2019년 말레이시아 인권위원회는 국가를 대신해 레이몬드 목사가 경찰 특별부가 자행한 강제 실종의 피해자라고 결론지었다. 이것은 매우 획기적인 발표였다. 이로 인해 정부는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는 당초 6개월간 활동하게 돼 있었으나, 3년이 넘도록 아직까지 어떤 보고서도 발표한 바 없다.

현재 이 사건은 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작년 12월로 예정됐던 청문회는 몇 가지 이유로 올해 6월로 연기됐다. 법무장관 대변인은 여전히 120쪽에 달하는 수산나의 증인 진술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를 상대로 반대 심문할 수 없었다. 가족들은 기한이 지난 특별 FT 보고서 사본을 찾고 있으며, 법무장관실은 고 목사의 변호사측이 조사해야 할 문서 묶음을 제출했다.

수산나는 힘든 가운데서도 답을 찾으며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는 장신구 제작 사업을 시작했으며, 다양한 지역사회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최근 그녀는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예멘 여성들이 손수 만든 핸드백, 바닥 매트, 옷, 모자 등을 판매하는 일을 돕고 있다. 그녀의 딸 에스더는 심리학 학위를 취득 중이며, 트라우마 상담사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 다른 딸 엘리자베스는 미국에 정착했고, 아들 조나단도 자선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수산나는 "우리는 항상 그에 대한 기억을 살리고, 사람들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잊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 목사의 가족에게 계속해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오픈도어의 현지 파트너는 "이들은 수 년 동안 종교의 자유가 헌법의 일부인 말레이시아와 같은 나라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상기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수산나와 그 가족들은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면서, 말레이시아와 전 세계 기독교 공동체의 용기를 드러내며 소망의 횃볼이 됐다"고 전했다.

기도제목

1. 6월에 진행되는 법정 사건을 위해, 소송 진행에 있어 법조팀과 가족들의 지혜를 위해 기도해 달라.

2. 코 목사의 가족을 위해 기도해 달라. 그들이 계속 하나님의 편에서 싸울 수 있도록, 그들의 생명이 항상 하나님의 손 안에서 안전하도록 기도해 달라.

3. 말레이시아의 기독교 공동체를 위해, 이 사건을 통해 그들 간의 연합이 계속 이뤄지도록 기도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