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럴웨이 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 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마천루 위에서의 점심'이라는 사진 작품이 있습니다. 모두가 한 번쯤은 보았음 직한 꽤 유명한 사진 작품입니다. 사진 배경 저 밑으로는 맨하튼의 빌딩 숲이 보이고, 11명의 건설 노동자들이 260m 높이에 매달린 철재 빔 위에 나란히 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 그런 아찔한 장면의 사진입니다. 보는 이마다 "어떻게 저렇게 놓은 곳에 앉아 아무렇지 않은 듯 밥을 먹을 수 있지?"라는 질문이 들게 만드는 사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사진은 뉴욕에 경쟁적으로 고층 빌딩을 짓기 시작하던 1932년 9월 20일에 촬영된 것으로, 록펠러 센터를 홍보하기 위해 찍은 사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철재 빔에 앉아 있던 11명의 노동자들은 실제 현장의 용접공들이었고, 사진 작가의 요구에 따라 취한 포즈이긴 하지만 그들은 평소에 그렇게 점심을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진을 쳐다보는데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얼마나 절박했으면 그 높은 곳까지 올라갔을까?'라는 생각입니다. 당시는 미국이 대공황의 절정을 통과하고 있던 시기여서 미국인 4명중 1명이 일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올라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가족들을 살리고 내가 살기 위해서는 거기라도 가야 했던 것입니다. 또 하나는, '얼마나 많이 올라가면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그 날 함께 찍었던 사진들 속에는, 그 좁은 철재 빔에 누워 낮잠을 자는 사람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정말 날마다 벼랑 끝에 서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는 사람들이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260m 상공에서 일을 하라고 했으면 아무도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은 땅을 파고 땅 속에서부터 건물을 쌓아 올렸던 사람들입니다. 지상 1m 였을 때도 그들은 그 철재 빔에 걸터앉아 일을 했고, 지상 2m였을 때도, 지상 10m였을 때도 그들은 매일 그곳에 앉아 같은 일을 했습니다. 그랬던 그들이었기에, 260m 상공에 올라가서도 그렇게 그곳에 앉아 태연하게 밥을 먹고 잠을 잘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래 전에 절벽을 오르는 아이벡스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아이벡스는 4000미터 이상 고지대에 살면서 절벽을 타고 오르는 야생 염소인데, 언젠가 인터넷에서 자기 새끼와 함께 이탈리아 북부 안트로나 계곡에 위치한 50미터 높이의 친지노 댐을 기어오르는 아이벡스를 보며 감탄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왜 아이벡스는 새끼까지 대동하고 이 깎아지른 절벽을 오르는 것일까요? 그것은 소금 때문입니다. 오래 전 바다였던 알프스 산의 물길을 따라 댐 벽에 말라 붙어 있는 염분을 핥아 먹기 위해 그 절벽을 오르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아이벡스에게 있어 절벽을 타고 오르는 일은 사실 생존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260m 상공을 오르는 사람들도 있고, 소금을 찾아 절벽을 오르는 짐승도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받은 자들이라면 우리도 그 생명의 법칙을 따라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함께 믿음으로 절벽을 타고 오르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