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강아지를 참 좋아합니다. 어릴 때 한국에서 키웠던 강아지들과 너무 사랑스러운 감정을 많이 주고받아서 아직 제 뇌리에는 그때의 포근함이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당분간은 키울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많기도 하지만, 강아지가 서운하지 않도록 함께 시간을 충분히 보내줄 시간이 충분치 않고, 또 막내가 강아지 알레르기가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늘 남의 집 강아지를 보면 너무 사랑스럽고 부럽습니다.
집에서 차를 타고 나올 때면 늘 제 이웃집에 강아지 한 마리가 저를 쳐다봅니다. 이름이 '요시'인데요, 늘 창문 밖에 오가는 차와 사람들을 구경합니다. 겨울에는 강아지 입김이 창에 서려서 그 사이로 뿌옇게 보이는 녀석의 얼굴이 몽환적이기도 합니다. 늘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창밖을 예리한 눈으로 쳐다보는 녀석을 보면 마음이 짠할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에 '우리'라는 이름의 큰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습니다. 아파트에서 덩치가 너무 커버려서 감당되지 않아 농장이 있는 친척 집으로 보냈습니다. 차 안에서 뒤를 쳐다보는 모습이 너무나 간절했습니다. 보내는 저도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며칠 후 학교를 다녀왔는데 세상에나 그 녀석이 농장을 탈출해서 우리 아파트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것을 제가 발견했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책가방을 던져버리고 우리를 끌어안고는 집으로 데리고 가서 목욕도 시키고, 밥도 많이 주며 교제를 나눴던 행복한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녀석이 걸어온 거리는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꽤 먼 거리였습니다. 어떻게 그 먼 길을 걸어왔는지 모르지만 온몸이 먼지로 덮여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중의 극적인 만남은 사람과 동물의 만남에도 눈물과 감격이 있습니다. 하물며 우리 주님을 기다리고 만나는 그 만남에는 얼마나 큰 감동이 있을까요? 비교할 수 없는 감격을 우리는 누릴 것입니다. 죄의 먼지가 많은 이 세상에서 여러분은 누구를 기다리고 있나요? 대림절을 맞아 사건도 많고, 사연도 많은 우리 인생에서 여러분은 과연 무엇을 바라고 있나요? 이미 집마다 성탄절 트리 아래 놓인 선물들을 오픈할 날을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우리 주님을 기다리고 계시는가요? 어릴 적 제 강아지처럼 먼 길을 걸어서라도 자기 주인을 만나기를 사모하며 인생을 걷고 계시는가요? 부디 이번 대림절을 통해 기다리던 예수님과 뜨거운 감격의 만남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