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이지리아 온도주에서 풀라니족 목자들로 의심되는 무리들이 결혼식과 장례식에 가던 기독교인들을 집단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월 24일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온도주에서 오는 버스에 탔다가 납치된 48명의 기독교인중 한 명의 친척은 "내 사촌은 현장에서 구타를 당하고 죽은 채 버려졌다가 탈출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주디스 아칸데(Judith Akande)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모닝스타뉴스(Morning Star News)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내 사촌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현장을 떠났다. 그러나 그녀는 살아났고, 숲 속에서 방황하다 한 남성에게 발견돼 그리스도사도교회로 인도됐다"고 했다.
그녀는 "내 사촌과 더불어 다른 포로 4명도 탈출해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그녀의 딸을 비롯해 43명은 여전히 인질로 잡혀 있다. 풀라니 목자로 의심되는 납치범들로부터 모든 이들이 석방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했다.
같은 날 에도주 유목민으로 의심되는 이들이 베누에주 그보코에 있는 기독교 단체 '평화의집'에서 일하는 23명을 납치했다. 당시 이들은 단체의 회장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에도주 사령부의 치디 느와부조르 대변인은 "이들은 베누에주에서 크와라주 일로린으로 여행하던 중 오후 4시경 에도주 이빌로 마을 근처에서 납치됐으며, 경찰과 지역 수색대가 광야에서 9명을 발견해 구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색대는 다음날인 25일 광야에서 납치된 승객 5명을 발견해 총 14명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사역 책임자인 세군 아리요는 모닝스타뉴스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납치된 두 명의 교회 직원과 버스 기사는 인질들이 광야를 지나갈때 탈출한 후 범죄를 신고했다"며 "평화의 집 지빌레 아키니(Gbile Akanni) 회장을 포함해 남아 있는 인질들과 그들의 가족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리요는 "당신이 알고 있는 기독교인들과 함께 우리 형제들의 석방을 위해 기도해 달라. 또 우리 아버지, 지빌레 아키니 회장, 그의 아내, 예비 부부, 평화의 집의 모든 장로들이 이 중대한 시기에 믿음, 지혜, 용기, 인내를 가질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
영국 '국제자유와 신앙을 위한 초당파 의원 모임'(APPG)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백만 명에 달하는 나이지리아와 사헬 지역의 무슬림 풀라니족은 극단주의 견해를 갖고 있지 않은 다양한 혈통의 수백 개 씨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일부 풀라니족은 급진적인 이슬람주의 이데올로기를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APPG 보고서는 "그들은 보코하람과 ISWAP(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역)에 필적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기독교인과 기독교 정체성의 강력한 상징인 십자가를 표적으로 삼으려는 분명한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은 나이지리아 중부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목자들의 공격의 원인에 대해, 사막화로 인해 목축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 이들이 기독교인들의 땅을 강제로 점령하고 이슬람을 강요하려는 그들의 욕망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픈도어가 매년 발표하는 기독교 박해국 보고서(WWL)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지난해(2020년 10월 1일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 신앙 때문에 살해된 기독교인 수가 전년도 3,530명에서 4,650명으로 증가해 가장 많았다. 이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 납치된 기독교인의 수도 가장 많은 2,500명 이상으로, 전년도의 990명보다 훨씬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교회 공격 건수는 470건으로, 중국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되기 가장 어려운 국가 목록에서 나이지리아는 전년도 9위에서 역대 최고 순위인 7위로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