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에드거 앨런 포는 나다니엘 호손 그리고 허먼 멜빌과 함께 미국 낭만주의 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힙니다. 그는 시인, 소설가 그리고 문학평론가로 살았는데 각 분야에서 상당한 재능을 발휘했습니다. 애드거 앨런 포의 일생을 정리하면 불행하게 태어나 불행하게 살다가 불행하게 죽은 문학 천재입니다. 문학적으로 크게 인정받았지만 그는 아주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에드거는 1809년에 보스턴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는 가난한 연극배우들이었습니다. 에드거가 아기였을 때 아버지가 가족을 버리고 나가버렸고 에드거 두 살 때 어머니마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갑자기 고아가 된 에드거는 버지니아주에 사는 부호 존 앨런 가에 위탁되었습니다.

존 앨런과 프린세스 앨런 부부에게 위탁 양육되었습니다. 존 앨런 부부는 에드거를 공식으로 양자로 삼지는 않았지만, 친아들처럼 길렀고, 에드거 포에 '앨런'을 추가해 에드거 앨런 포로 불렀습니다. 에드거는 양부모 지원으로 영국에서도 공부를 했고, 명문 버지니아 대학에도 다녔고 육군 사관학교에도 입학을 했지만 중도에 포기합니다. 애드거는 공부를 잘했지만 폭음을 했고 도박에 막대한 돈을 잃는 등 무절제하게 살았습니다.

애드거는 젊은 날 시들을 발표해 주변과 문단의 주목을 받습니다. 사관학교 동기생들은 에드거의 습작 시들을 인정해서 동기생들이 초급 장교시절 돈을 모아 시집 출간을 도왔습니다. 그가 주변에 시인으로 인정받았음을 보여줍니다. 1845년에 발표한 《까마귀 (Raven)》는 미국인의 애송시입니다. 그는 재능 있는 시인이었습니다. 

초기에 시문학에 집중하던 포는 중간에 산문문학으로 관심사를 돌렸습니다. 그가 쓴 단편소설들은 미국의 낭만 문학을 대표하고 그가 시도한 추리 소설적 기법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도였습니다. 결국 그는 추리소설의 아버지라 불릴 만큼 추리소설의 새로운 장을 엽니다.

그의 단편 소설 가운데 잘 알려진 작품이 《검은 고양이》입니다. 이 작품은 당시 미국 사회가 추구한 가정 중심의 문화를 담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 소설은 인간에 내재된 악랄함과 탈 윤리적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까발린 작품입니다. 소설 《검은 고양이》는 교수형을 하루 앞둔 주인공 '나'의 자기 고백록입니다. 주인공 '나'는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유순하고 사려 깊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동물들을 사랑했습니다. 동물들을 길렀습니다. 그는 동물들에게 먹이를 줄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여하간 그는 한동안 행복한 가정에서 동물들을 기르며 행복한 생활을 했습니다.

주인공 '나'는 일찍 결혼했고, 그와 아내는 동물을 좋아합니다. '나'는 검은 고양이를 기릅니다. 고양이는 '나'의 애완동물이요, 친구요 장난감입니다. 하지만 '나'는 폭음 때문에 괴팍해지고 침울하고 쉽게 화를 내며 다른 사람의 감정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이상한 사람으로 변합니다. 어느 날 만취해 집에 들어온 '나'는 우발적으로 고양이 한쪽 눈을 도려냅니다. 한쪽 눈을 잃은 고양이는 주인공을 슬슬 피하고, 이를 지켜보는 '나'는 자신을 혐오하는 고양이에 대해 악한 감정을 품습니다. 고양이를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그래서 고양이 목을 나무에 달아 죽여 버립니다.

그날 밤, 주인공은 갑자기 "불이야" 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깹니다. 집 전체가 불에 타는데, 한쪽 벽만 타지 않고 남았습니다. 그 벽에는 목에 고리가 걸린 듯한 고양이의 그림자가 비치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것을 '유령'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악몽에서 빠져나온 '나'는 고양이를 잃은 안타까움과 회한을 갖고 다른 동물을 키워야 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얼마 후 술집에서 죽은 고양이와 닮은 고양이를 데리고 옵니다. 그런데 죽은 고양이와 너무나 닮은 두 번째 검은 고양이를 보며 공포심과 수치심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 고양이는 '나'를 졸졸 따라다닙니다. 화재 후 점점 예민해진 '나'는 주사가 심해지고, 아내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두 번째 고양이의 목에 생긴 흰 반점을 '교수대'로 연상하는 환각 상태가 되어 고양이를 죽이려 합니다. 어느 날 도끼를 들고 고양이를 죽이려고 하는데 아내가 말립니다. 그때 '나'는 아내를 죽입니다. '나'는 아내의 시체를 지하실 외벽과 내벽 사이에 놓고 그 위에 시멘트를 발라서 범행을 완전하게 감춥니다.

하지만 '나'의 아내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 많은 사람의 궁금증을 낳았고 경찰이 조사를 하게 됩니다. 경찰이 집에 찾아와 조사를 하였지만, 아무런 단서도 못 찾습니다. 허탈하게 나가는 경관을 보며 허세를 부립니다. 벽을 툭툭 치며 "이 벽들은 단단히 발라졌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러자 그 벽에서 기괴한 고양이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리고 이를 수상쩍게 여긴 경관들이 벽을 허물자 그 안에서 아내의 시체와 산 채로 묻힌 검은 고양이가 발견되어 범행 일체가 드러나게 됩니다.

소설 《검은 고양이》는 당시 시대상과 애드거 앨런 포의 개인적 삶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입니다. 특히 이 작품은 애드거 앨런 포가 가진 삶의 상처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알려집니다. 작품의 주인공 '나'의 기괴한 행적을 통해서 도덕심과 이성으로 통제되는 절제미를 잃어버린 인간의 악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소설 '검은 고양이'가 전해주는 메시지들을 정리합니다. 

첫째, 검은 고양이는 '가정의 행복'을 보여 줍니다. 주인공 '나'가 보여주는 결혼 초기의 단란한 가정의 모습은 가정의 행복을 설명합니다. 주인공 '나'가 이상한 성격을 갖고 이상한 행동을 하기 이전까지의 모습은 전형적인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둘째, 검은 고양이는 '인간의 악함'을 보여 줍니다. 가정의 행복을 깨는 악함입니다. 단란했던 가정의 행복이 깨어지는 것이 '나'의 악함이 드러나면서 시작됩니다. 각 인간 속에는 내재된 악마의 모습이 있습니다. 에드거는 '나'의 변화되는 모습을 통해서 각 인간 속에 내재된 죄업 본성을 고발합니다. 특히, 첫 번째 고양이를 죽인 후 나아가 아내를 죽이고도 죄책감 없는 뻔뻔한 모습은 악함의 끝을 보여 줍니다.

셋째, 검은 고양이는 '죄는 드러남'을 웅변합니다. 시멘트로 벽을 만들어 완전범죄를 꿈꾸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죄가 드러납니다. 완전 범죄는 없습니다. 죄는 노출성이 있습니다. 인간의 사악함은 심판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