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럴웨이 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 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자식을 향한 부모의 관심은 무엇보다 자식이 잘 자라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자란다는 것의 기준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부모 된 사람이라면 자식이 모두 잘 자라 주기를 원할 것입니다. 몸이 건강하게 잘 자라 주기를 원하고, 인성이 성숙하게 잘 자라 주기를 원하고, 지적 능력도 다른 사람에게 뒤쳐지지 않을 만큼 잘 자라 주기를 원하고... 자식을 향한 그런 부모의 마음은 생의 마지막 숨을 쉴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언젠가, 잘 자라지 않는 딸을 둔 한 부부의 이야기를 TV를 통해 접한 적이 있습니다. 한 사내는 침대에 누워있는 아이를 '우리 예쁜 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키는 1m 남짓, 피골이 상접한 채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구겨진 이불처럼 보였습니다. 31살의 과년해보여야 할 딸이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누운 채 젖병을 빨고 있었습니다. 뇌성마비라고 했습니다. 성장이 멈췄다고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물수건으로 몸을 씻어주던 엄마는 아이를 들쳐 안고 화장실로 가야 했습니다. 과년한 딸이 밤새 잠옷에 똥을 쌌기 때문입니다. 다정한 목소리로 아이를 씻겨주던 엄마는 결국 인터뷰 도중에 눈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속을 썩여도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엄마는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습니다. 딸에 관해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자신이 나가고 들어올 때 아이가 벌떡 일어나, "엄마 다녀오세요~"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힘든 공사장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빠는 누워있는 아이 앞에서 재롱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아이가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의 장면들을 따라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변장과 음치에 가까운 노래... 그런데 놀라운 것은, 60이 넘은 아빠의 허접한(?) 재롱을 보면서 아이가 웃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설명하던 나레이터들의 대화가 더 마음을 짠하게 했습니다. "어머 어떡해. 아이가 웃어... 저렇게 웃는데 뭐라도 하고 싶지..." 아이가 웃을 수 있다면, 아마도 그 아빠는 70이 되고, 80이 되도 매일 아이를 위해 그 허접한 노래를 부를 것입니다.

아빠의 소원도 엄마와 같았습니다. "제 생의 한 가지 소원은 우리 딸한테 '아빠' 소리 한번 듣는 거예요..." 성장을 멈춰버린 아이였지만, 엄마와 아빠는 그 아이를 향한 소망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를 향한 소망은, 아이를 향한 그들의 사랑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저희 아이들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이렇게 소망하곤 합니다. "하나님, 제 아이들에게 세상 어떤 가치보다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는 믿음을 주십시오..." 아마 이것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장이 멈춰버린 아픈 이 시대 교회들을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 사랑을 믿습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